(영상) 월가 점령한 美긴축 공포…베어마켓랠리 이대로 끌?

by이정훈 기자
2022.08.23 11:26:05

증시 베어마켓랠리 촉발시켰던 국채금리 하락, 다시 반등
10년만기 美국채금리, 한 달 만에 처음으로 3% 위로 안착
26일 파월 의장 잭슨홀미팅 연설, 매파적 발언 강해질 듯
"국채금리 추가 상승에 무게…주식값에도 부정영향 줄 것"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개최하는 가장 큰 정책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금융시장이 제롬 파월 의장의 매서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긴장 속에 기다리고 있다.

특히 다시 빠르게 올라가고 있는 미 국채금리는 베어마켓랠리 연장을 기대하는 주식시장에는 부담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채권시장에서 거래된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장중 한때 3.03%까지 치솟는 등 3% 위에서 장을 마감했다. 3%대 금리는 지난 7월21일 이후 한 달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반면 주식시장에서 다우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91%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14%, 나스닥지수는 2.55% 각각 하락했다. 다우와 S&P500지수는 6월16일 이후 두 달여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었다.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7월 회의 의사록 공개와 주요 연준 매파 인사들의 추가적인 75bp 금리 인상 전망 등으로 인해 재확산된 통화긴축 공포가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최고조로 치닫는 형국이다. 25일(현지시간) 사흘 간 일정으로 와이오밍주의 휴양지 잭슨홀에서 열리는 미국 최대 중앙은행 컨퍼런스인 잭슨홀 미팅에서 최대 관심사는 26일 오전 10시로 예정된 제롬 파월 의장의 연설이다.

최근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2년 간엔 별다른 이슈가 없었지만, 올해는 가파르게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그에 맞선 중앙은행들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는 상황이라 시장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작년 이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일 것”이라며 현 인플레이션 상황을 잘못 인식하는 오류를 범했던 파월 의장으로서는, 적어도 올해엔 자신을 변호하면서 앞으로는 인플레이션에 미온적으로 대처하지 않겠다는 식의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가장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5%에 이르고 있고, 실업률은 3.5%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6월부터 하락하다가 다시 스멀스멀 올라가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


이 때문에 연준의 통화긴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이는 미 국채 금리를 끌어 올리는 동시에 미국 주식가격을 떨어 뜨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월가 애널리스트들도 간밤 뉴욕 증시, 그 중에서도 기술주가 약세를 보인 가장 큰 이유로 10년 만기 국채 금리의 3% 돌파를 꼽고 있다.



마크 뉴튼 펀드스트래트 기술적전략 대표는 “미 국채시장에서 다시 매물 공세가 촉발되면서 주식시장 베어마켓랠리도 멈추고 있다”며 “다시 국채 금리가 오르고 미 달러화 가치도 치솟고 있는 건 주식시장 약세를 알리는 신호이며, 이런 일은 늘상 반복적으로 있어 왔다”고 말했다.

뉴튼 대표는 일단 3.0%까지 올라온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차로 3.08%까지 더 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7월 고점 수준이다. 또 올 연말까지는 6월 최고치였던 3.5% 부근까지 다시 시험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경우 주식시장은 6월 저점까지 다시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마이클 슈마허 웰스파고 금리전략 이사는 “일단 잭슨홀 미팅 때까지는 금리가 더 높은 수준까지 갈 수 있다”며 “물론 파월 의장이 어떤 식으로 발언할 지 누구도 예상할 순 없으며 생각보다 강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보지만, 파월이 매파적으로 발언한다면 이후에도 금리가 더 오를 여지는 있다“고 예상했다.

올 들어 지금까지의 S&P500지수 추이


이처럼 금리가 상승세를 멈추지 않을 경우 주식시장엔 분명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줄리언 이매뉴얼 에버코어ISI 주식 리서치 대표는 “이번주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잭슬홀 미팅이 될 것”이라며 “여름철 시장 참가자들의 이탈과 밈 주식 급락에 따른 부정적 영향 등에다 연준의 매파적 발언까지 겹쳐질 경우 시장은 또 한번 강한 조정을 겪을 위험이 충분히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도 기술적 분석 전문가들은 9월과 10월초 쯤 증시가 한 차례 더 조정을 겪을 수 있다는 경고를 해왔다.

뉴튼 대표도 “지금부터 연말까지를 비교한다면 분명 연말 주가지수가 더 높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그 사이에 4~6주 정도는 시장 하락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 기간 중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기준으로 400포인트 정도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보다 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케이티 스탁튼 페어리드 스트래티지스 창업주는 “7월 말부터 보유 주식에 대해 줄였던 헤지 비중을 다시 늘리려 하고 있다”며 “지난주 금요일에 이미 나스닥지수에 대해, 그리고 오늘 S&P500지수에 대해 매도 시그널이 나왔다”고 말했다.

조너선 크린스키 BTIG 수석시장 기술적 분석가도 “역사적으로 볼 때 6월 저점을 찍었지만 추가로 큰 조정이 또 올 수 있다”며 만약 S&P500지수가 4170선에서 지지력을 보이지 못할 경우 시장은 더 큰 조정을 감당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