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370억 들여 베트남 하노이에 과학기술연구원 설립
by이승현 기자
2014.03.20 13:00:15
2017년까지 연구원 300명 규모 ''V-KIST'' 설립...정부 ODA 사업 중 최대 규모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우리나라가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오는 2017년까지 총 3500만달러(약 376억원)를 들여 300명 규모의 국책 과학기술연구원을 짓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20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워크숍을 열어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한·베트남 과학기술연구원(V-KIST) 사업의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이 행사에는 이병권 신임 원장 등 KIST 관계자들과 베트남 측 전문가 30여명이 참석했다. V-KIST 설립은 마스터플랜을 토대로 세부협의를 거쳐 이르면 올 상반기 안에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9월 박근혜 대통령의 국빈방문 때 ‘KIST와 같은 과학기술연구소 설립을 지원해달라’는 베트남 정부의 요청에 따라 공적개발원조(ODA) 차원에서 이 사업의 추진을 결정했다. 이 사업은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에 ODA로 지원한 사업 중 최대 규모다.
KIST는 V-KIST를 통해 베트남의 국가혁신 시스템을 발전시켜 국가 성장동력 창출과 산업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삼고 있다.
| △V-KIST의 중앙광장 전경 조감도. KIST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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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플랜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예산 3500만달러를 투입해 2017년 9월까지 본관과 연구동, 부대시설 등을 갖춘 연구원 300명 규모의 연구원을 건설한다. 연구원이 지어지면 기업과의 협력연구 등을 수행할 기업 연구개발(R&D) 등도 들어설 예정이다. 베트남 정부는 수도 하노이에서 차로 30분 거리인 호아락 테크노파크에 약 20㎡ 규모의 토지와 인프라시설을 마련했다.
이 연구원은 베트남이 강점을 가진 천연물 기반의 생명공학(BT) 분야와 전자재료·부품 관련 산업기술 개발에 먼저 집중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정보통신기술(ICT) 융합과 BT 융합분야에서의 미래원천기술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KIST 연구팀은 “베트남의 산업구조와 과학기술 수준 분석, KIST 발전모델, 양국 전문가 집단의 미래 예측 등을 고려해 이러한 연구분야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KIST는 이번 사업의 효과적 수행을 위해 전담조직을 마련하는 등 마스터플랜 수립을 주도하고 있다. 첨단 연구시설 건축과 연구장비 지원 등 하드웨어 구축은 물론 연구원 운영 노하우 전수와 교육연수 등 소프트웨어 이식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마스터플랜 수립연구의 책임을 맡는 문길주 KIST 전 원장은 “V-KIST가 자율성과 안정성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V-KIST 특별법의 제정과 탁월한 리더십을 갖춘 초대 원장의 선임 등이 앞으로의 과제”라며 “무엇보다 한국과 베트남 양국의 국가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 나라는 V-KIST 사업이 최근 한국기업의 베트남 현지투자와 연계될 경우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의 경우 하노이 시내에 연구개발(R&D)센터의 설립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