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품 어때)헤지펀드 안부러운 `HR절대수익추구형`

by권소현 기자
2010.03.16 13:53:50

HR투자자문 `절대수익추구형` 펀드
헤지펀드 전략 차용..매달 2% 수익 목표
누적 수익률 48.7%..목표수익률 상회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주가가 올라가면 성장형 펀드에 눈이 간다. 금 값이 올라가면 금 펀드에, 유가가 꿈틀대면 원유 펀드에 관심이 간다. 갑자기 유동성이 경색될 기미를 보이면 채권형 펀드나 단기 금융상품으로 자산을 돌려놔야 하지 않을까 조바심이 든다.

이런저런 시장에 신경을 쓰다 보면 가끔 모든 자산에 문을 열어놓고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비중을 조절해가면서 투자해주는 펀드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시장 상황이 어떻든 간에 매달 꾸준히 수익을 안겨줄 수 있을 텐데 말이다.

헤지펀드라면 가능하겠지만, 아직 국내에 본격적으로 도입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투자자문사를 대안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HR투자자문의 `HR절대수익추구형` 펀드는 헤지펀드 전략을 구사해 이름 그대로 시장 등락과 무관하게 꾸준한 수익을 목표로 하는 펀드다.


`HR절대수익추구형`은 매월 2% 수준의 수익률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로 운용되고 있다. 물론 이렇게 꾸준한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여러 가지 전략을 병행한다.

가장 기본은 내재가치 대비 현저히 저평가된 가치주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는 액티브 펀드나 가치주 펀드의 기본이기도 하다.

여기에 또 자산간 상대적 가치를 분석해 롱(매수)과 숏(매도) 포지션을 동시에 취해 수익을 추구하는 롱숏전략,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으로 다양한 합성포지션을 취해 무위험수익을 추구하는 전략, 거시경제 전반을 분석하여 금 선물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전략 등을 그때그때 시장상황에 따라 복합적으로 구사한다. 이런 방법들은 헤지펀드의 주요 전략이기도 하다.

마땅한 투자전략 구사가 어려울 때에는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만 운용하기도 한다.



이같은 원칙하에 철저하게 분석해 고른 10여개 종목에 집중투자하는 한편 주식 시황에 따라 주식 편입비를 제로로 낮추기까지 하는 방식으로 운용, 원금은 지키되 수익률은 극대화했다. 선물과 옵션 등 파생상품도 적절히 활용했다.

일례로 2008년 9월1일 설정된 이후 초기에는 주식편입비를 20%로 가져갔지만 한달만에 리먼사태로 주가가 폭락하자 선물로 헤지해 손실을 최소화했고, 이어 주가가 반등하는 국면에서는 주식비중을 과감하게 확대해 조기에 원금을 회복했다.



이후 작년 2월까지 박스권 장세에서는 선물옵션 합성전략을 쓰면서 금선물과 해외전환사채에 투자했다. 3월부터 본격 상승장이 시작되자 금선물과 선물옵션 포지션을 정리하고 주식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했다.

작년 12월부터 코스닥과 테마주가 오르는 종목장세가 펼쳐지자 원전 관련주에 집중투자했다. 최근 조정장세에서는 주식 비중을 최소화하고 다음 투자대상을 물색중이다.

이에 따라 설정후 지난달 28일까지 1년 5개월간 누적 수익률 48.7%를 기록했다. 매달 2%씩, 1년 5개월 목표수익률 34%를 초과달성한 것이다. 이 기간 중 코스피지수는 8.2% 상승하는데 그쳤다.

월별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달도 있었지만 3개월에 불과했고,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 코스피지수가 23.1% 폭락했던 2008년 10월에도 1% 손실에 머물렀다.

주식투자로 35.1%, 채권에서 7.4%의 수익률을 올렸고 롱숏과 금선물, 선물옵션 등에서 5%, 유동성으로 1.2%의 수익을 냈다.


그래도 제도권의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펀드가 아니라 걱정이라면 HR투자자문의 운용인력을 살펴보자.

채승배 대표는 장은증권과 삼성증권에서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기업분석 능력을 쌓았고 삼성투신운용, 델타투자자문, 한국투신운용 등에서 펀드 매니저로 일하다 2008년 7월 HR투자자문을 설립했다.

이후 제도권에서 날고 기던 운용인력들을 하나둘씩 영입했다. 박기영 부사장, 장우진 부사장, 김영균 부사장, 전인석 상무 등 모두 삼성자산운용이나 프랭클린템플턴,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등에서 일했던 제도권 출신이다.

2008년 오랜 고객이 채 대표를 찾아와 운용해달라고 맡긴 50억원을 시작으로 지금은 총 운용자산 규모 1000억원의 투자자문사로 컸다. `HR절대수익추구형`은 50억원으로 출발해 현재 200억원 규모로 운용되고 있다.

채승배 HR투자자문 대표는 "지금은 일반주식형 펀드에 식상한 개인투자자들이 주 고객이지만 올해에는 기관투자자나 증권사 자문형 랩으로도 고객층을 확대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수년내 허용될 헤지펀드 시장에서 진검승부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