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체제 가동···세대교체 가속

by김상욱 기자
2009.12.15 13:19:30

이재용 체제 구축..최지성 사장 위상 강화
젊은 CEO 중용..세대교체로 경영진 면모 일신

[이데일리 김상욱기자] 삼성이 당초 예상보다 큰 폭의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며 `새로운 체제`를 위한 시동을 걸었다.

연초에 단행된 사장단 인사가 사전포석의 성격이었다면 이번 사장단 인사를 통해 본격적인 이재용 체제가 가동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경우 최지성 사장과 이재용 전무를 중심으로 조직이 재편될 전망이다.

특히 능력을 인정받은 젊은 부사장들이 대거 사장으로 승진하며 새로운 삼성을 위한 체제를 갖췄다는 평가다.



이번 인사를 통해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005930)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겼다. 우선 이윤우 부회장이 사실상 일선에서 물러나며 DS(부품부문)와 DMC(완제품부문)로 이분화됐던 삼성전자의 조직 역시 다시 사업부 체제로 돌아가게 된다. 조직재편을 통해 보다 스피드있고 효율적인 체제가 가동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지성 사장은 삼성전자 대표이사로 부품과 완제품세트사업 모두를 총괄하며 위상을 강화하게 됐다. 여기에 내일(16일) 단행될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이재용 전무(사진)는 최고 운영책임자(COO)를 맡게 된다.
 
삼성은 COO의 역할에 대해 내부사업간 이해관계 조정과 글로벌 고객과 외부 스테이크홀더(stakeholder; 이해관계자)에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직위는 부사장이지만 사실상 삼성전자 안팎의 중요한 업무를 모두 챙기게 된다. `사장 못지 않은` 부사장인 셈이다. 
 
이에따라 삼성전자가 당분간 최지성 사장과 이재용 신임 부사장으로 이어지는 경영체제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두 사람간 신뢰관계가 공고하다는 점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여기에 윤주화 경영지원실 사장(CFO)과 이상훈 사업지원팀 사장의 역할이 더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윤주화 사장은 삼성전자 내부에서 손꼽히는 경영관리 전문가며, 이상훈 사장은 계열사간 사업조정 등의 현안을 큰 무리없이 조정해온 인물이다.
 
일부에서는 이재용 신임 부사장이 본격적으로 경영일선에 나섬에 따라 내년 삼성의 경영행보가 이전보다 더 활발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능력을 인정받은 젊은 부사장들이 대거 사장으로 승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초에 이뤄진 사장단 인사에 이어 상당수의 경영진을 교체하며 세대교체가 거의 마무리됐다는 평가다.

실제 사장으로 승진한 10명중 상당수가 모두 50대 초반이다. 박상진 디지털이미징 대표이사 사장(56세)를 제외하곤 모두 55세 이하다. 이들이 적지않은 기간동안 삼성의 각 계열사들을 이끌어갈 것이란 전망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도 고참 CEO들은 상당수가 퇴진했다. 이상대 삼성물산 부회장, 김징완 삼성중공업 부회장은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삼성전자 신사업추진팀을 맡았던 임형규 사장이 퇴임했고, 이상완 종합기술원장과 강재영 삼성투신운용 사장은 사회공헌위원회로 자리를 옮겼다.

반면 김순택 삼성SDI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장을 맡았고, 삼성전자 CFO를 거쳐 삼성카드 사장에 재직중인 최도석 사장 역시 부회장으로 승진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 관계자는 "혁신과 도전을 선도할 수 있는 패기있는 인물을 중용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