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적자 쿠팡, 700조 유통시장 ‘이마·롯·쿠’ 시대 연다

by백주아 기자
2023.03.01 19:23:48

수년 간 자동화·공급망 최적화 전폭적 투자
활성고객 1800만명·유료 회원 1000만명 돌파
배송 효율 높인 '쿠세권'·로켓 상품군 확대
이커머스 기업서 종합 유통 기업으로 도약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쿠팡이 ‘만년 적자’ 꼬리표를 떼고 2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한 건 자동화 기술에 기반한 풀필먼트(주문처리) 투자와 공급망 최적화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2010년 소셜커머스로 사업을 시작한 쿠팡은 2014년 직매입 모델인 ‘로켓배송’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며 현재 전국 30개 지역, 100여개 이상 물류센터를 확보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말 쿠팡의 활성고객(분기에 제품을 한 번이라도 산 고객)은 1811만5000명, 1인당 고객 매출은 294달러(40만원·연환율 1291.95원)로 전년대비 4% 증가했다. 특히 쿠팡의 ‘와우’ 멤버십 유료 회원 수는 전년 대비 200만명 늘어나 1000만명을 돌파(1100만명)했다. 이는 2018년 10월 서비스 출범 후 4년 만의 성과다.

신사업도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쿠팡이츠, 쿠페이, 쿠팡플레이, 해외사업 등의 지난해 매출은 6억2802만달러(8302억4000만원)로 전년대비 25% 증가했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지속적인 고객 충성도는 서비스, 가격, 상품군이라는 커머스의 세 가지 축 간의 상충관계 구조를 타파하고 이를 모두 충족시키는 데서 비롯된다”며 “지난 수년간 투자의 상당 부분은 최상의 고객 경험 구축과 운영 효율 극대화라는 가장 어려운 두 가지 과제 달성에 집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쿠팡은 올해부터는 단순 ‘이커머스 기업’을 넘어 전통 유통 강자 이마트·신세계와 롯데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유통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세계적인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통시장 규모는 602조원(4660억달러)으로 1위 이마트(139480)·신세계(5.1%, 이하 매출기준)에 이어 쿠팡(4.4%), 롯데(2.5%) 순으로, 3개사의 합산 시장점유율은 1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유로모니터는 2026년 국내 유통시장 규모가 70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지만 아직 연간 기준으로는 적자다. 지난해 3000~4000억원대 연간 흑자를 달성한 이마트·신세계, 롯데의 유통그룹과 비교하면 아직 쫓아가야 하는 형국이다.

쿠팡은 올해 자동화 물류 인프라를 확대해 배송 효율을 확대하고 소비자 접점을 높이는 ‘쿠세권(쿠팡 로켓배송 가능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2월 쿠팡은 무인운반로봇(AGV), 소팅봇(sorting bot) 등 1000여대 이상의 로봇을 운영하는 대구 풀필먼트 센터를 공개했다. 쿠팡은 오는 2024년까지 광주·대전광역시에도 추가 물류센터 준공 예정이다.

로켓 서비스 상품군도 강화한다. 쿠팡이 제공하는 20개 이상 카테고리 중 9개 이상 구매 이력이 있는 활성 고객은 현재 20% 수준으로 이들은 평균 고객의 2.5배가 넘는 금액을 쓴 것으로 분석됐다. 폭 넓은 상품군을 제공해 높은 수준의 고객 참여와 충성도를 이끌어 낸다는 계획이다.

김 의장은 “쿠팡을 한번 이용하기 시작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매년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활성 고객의 3분의 1만 로켓프레시를 이용하고 있고 수 백만개의 로켓배송 상품이 있지만 상품군 확대는 아직 초기 단계”라고 평가했다. 이어 “2000만명 이상의 온라인 구매 고객이 아직 와우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았다”며 “로켓서비스에 새로운 상품을 추가할 때마다 멤버십 프로그램을 점점 거부하기 힘들만큼 매력적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