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人]'관운도 실력' 두개 정부서 장관에서 안보실장까지

by최선 기자
2014.06.01 20:19:50

신임 국가안보실장에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내정됐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최선 기자]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내정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관운 (官運)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준 대표적인 인사다. 김 내정자는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국방부 장관에 내정됐던 김병관 전 한미연합사부사령관이 전역 후 무기 수입중개업체의 비상근 이사직으로 활동한 경력이 문제가 되면서 낙마한 뒤 현재까지 장관직을 유지했다. 김 내정자를 대신할 더 나은 후임자를 구하지 못한 탓이다. 관운은 이번에도 인사에서도 빛을 발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 청와대 책임을 묻는 여론에 “청와대는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고 발언했다가 책임을 지고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사의를 표명하자 박근혜 대통령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고 한다.

김 장관을 김 전 실장 후임에 선임한 것도 기존 김 전 실장이 추진해온 대북 기조와 한미동맹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대화의 문을 열어두되 북한의 도발은 강력하게 응징하고, 우리 국방력이 일정 수준에 다다르기까지는 미국 방위력의 보호를 받겠다는 것이다.

김 내정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때 국방부 장관에 올라 현 정부까지 직을 유지하며 두개 정부에서 장관으로 일한 드문 기록을 세웠다. 국방부 장관직에 오른 뒤 보여준 뚝심있는 대북 정책기조 덕분이란 분석이 많다. 김 내정자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이 일어난 지 열흘 여 만인 2010년 12월 4일 국방부 장관에 올라 3년 6개월 동안 장관직을 유지했다.

북한은 김 내정자가 국방부 장관으로 재임 중일 당시 군견에게 사진을 물어뜯게하는 훈련 장면을 공개하며 공개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반면 군사력을 동원한 적극적인 도발은 상대적으로 잠잠해 졌다는 게 군 안팎의 평가다.

군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안정적인 국방정책을 펼치던 김 장관 카드를 외면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김 장관이 각료에서 물러나게 되면 우리 군의 대응태세를 시험하기 위한 북한의 도발이 예상되기 때문에 정권의 입장에서는 안보 측면에서 새로운 인물을 앉히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정자는 65세의 나이에도 불구, 철야근무 후에도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강철체력을 자랑할 정도로 자기관리에 철저히다. 아울러 형식적인 보고체계를 근절하는 형식과 절차를 중시하는 군 특유의 행정문화를 개선하는노력해 타 부처와의 관계 또한 원만한 것으로 알렸다.

반면 △북한의 무인기 침투 사태에 대한 후속 대책, △국군사이버사령부 대선개입 의혹 수사 마무리 등 국방부 장관 재임시절 발생한 현안을 그대로 후임자에게 떠맡기게 된 것과 외교·안보 컨트럴 타워로써 미·일 동맹 주도의 미사일방어체계(MD) 참여에 대한 압박,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시점 조율 등의 중차대한 현안을 책임져야 하게 된 것은 부담거리다.

한편 김 신임 내정자는 지난달 30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3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각국의 국방장관과 릴레이식 회담 일정을 소화한 뒤 1일 새벽 급히 귀국했다. 신임 국방부 장관에는 한민구 전 합참의장이 내정됐으나 인사 청문회를 거쳐 정식으로 임명이 확정될때 까지는 김 내정자가 국가안보실장과 국방부 장관 자리를 겸할 예정이다.

김관진 신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는 육군사관학교 28기로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의 육사 1년 후배다. 야전 경험이 많은 작전통으로 전략, 정책, 전력증강 분야 등에서도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로 문무를 겸비했다는 평이다. 평소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부하들과 자율적인 토론을 즐기는 등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인물로 알려졌다.

현역 군인시절 35사단장,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 2군단장,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3군사령관, 합참의장 등 군의 요직을 거쳤다. 가족으로는 부인 김연수(61)씨와 3녀가 있다.

△전북 전주(65) △서울고 △육사 28기 △35사단장 △육본 기획관리참모부장 △2군단장 △합참 작전본부장 △3군사령관 △합참의장 △국방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