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재호 기자
2013.11.29 12:59:30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금세기 최고의 밝기를 자랑했던 45억 년 전 아이손 혜성이 사실상 소멸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지상파인 ‘CBS 뉴스’는 우주천문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해 29일(한국시간) 새벽 초속 393km의 속도로 태양의 뒤편을 스치듯 지나간 45억 년 전 아이손 혜성의 현재 상태를 볼 때 동쪽 지평선 근처를 지나는 오는 12월1일 육안 관측은 힘들어졌다고 29일 보도했다.
45억 년 전 아이손 혜성은 393km로 달리며 태양의 근일점(가장 가까운 거리)을 지나갔다. 이때 태양 표면에서 혜성까지 거리는 116만8000㎞로, 지구와 달 사이 거리(38만km)의 세 배 정도였다.
이 속도면 다음 달 1일 일출 직전 동쪽 지평선 근처에서 혜성을 육안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태양의 밝기 때문에 실제 관측은 일출 후 몇 분에 불과할 것으로 보이는데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몇 분마저도 불투명해졌다. 태양이 뿜어내는 엄청난 열기에 꼬리 부분만 약간 남긴 채 사실상 소멸된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45억 년 전 아이손 혜성을 유심히 관측하고 있는 구글 측 천문학자는 “내 의견으로는 아이손의 현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한 마디로 요약했다.
미국수도 워싱턴 D.C.에 있는 천체 물리학자도 이 견해에 동의했다. 그는 “내 판단도 거의 유사하다”며 지구에서 아이손을 볼 가능성이 낮아졌음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우주망원경으로 관측결과 얼음과 먼지로 구성된 45억 년 전 아이손 혜성이 태양에 너무 가까이 접근한 관계로 이미 그 열기에 소멸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소호 우주선이 보내온 태양을 스쳐지나간 45억 년 전 아이손 혜성 이미지는 긴 꼬리가 마치 태양을 향해 쇠퇴하며 머리 앞부분은 더 이상 뚜렷하지 않은 것처럼 나타났다는 것이다.
학계에서는 태양계 형성 직후 태어난 것으로 보고 있는 45억 년 전 아이손 혜성이 우주의 비밀을 풀어줄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아이손 혜성은 지난해 9월 러시아가 주도하는 국제 공동 천문연구팀이 처음 발견했고 이동 궤도는 타원형이 아닌 포물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