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민재용 기자
2013.10.14 11:22:24
동양레저·인터내셔날 청산 유력
동양증권·시멘트에 대한 오너일가 지배력 소멸
현 회장 일가, 네트웍스 경영권은 유지 가능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동양그룹 주요 계열사의 법정관리 행 여부가 가닥을 잡아감에 따라 현재현 회장 등 오너 일가의 향후 그룹 지배력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은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시멘트(038500)뿐 아니라 동양증권(003470)에 대한 오너 일가의 지배력도 약해져 동양네트웍스(030790) 정도만 그룹의 명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4일 법조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개치)를 신청한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날은 기업 회생 대신 청산 절차를 밟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동양레저가 보유한 동양증권(11%), ㈜동양(36.22%), 동양파워(24.99%) 지분과 동양인터내셔널이 보유한 동양증권(13.53%), 동양시멘트(19.09%) 지분은 시장에 매각될 전망이다.
이 경우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을 통해 동양증권을 지배해온 오너 일가의 동양증권에 대한 지배력은 사실상 소멸된다.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의 청산절차와 함께 동양증권의 주인이 바뀌는 매각 절차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이 보유한 동양증권 지분이 매각되면 현 회장 일가가 보유한 증권사 지분은 1%가 채 안된다”며 “두 회사의 청산과 함께 동양증권은 그룹에서 사실상 분리되게 된다”고 말했다.
그룹의 뿌리 역할을 해왔던 동양시멘트 매각 가능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법원은 패스트트랙(법정관리 조기졸업제)을 도입해 동양시멘트를 조기에 정상화 시킨다는 계획이나 법정관리 졸업 후 동양시멘트가 그룹의 테두리안에 계속 있을지는 미지수다.
동양시멘트 지분은 ㈜동양이 54.96%, 동양인터내셔널이 19%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중 동양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시멘트 지분은 시장에 매각될 공산이 크다.
오너 일가는 ㈜동양이 보유한 동양시멘트 지분을 통해 동양시멘트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할 계획이나 법정관리 직전 이 지분을 가지고 1570억원 규모의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을 발행한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동양네트웍스가 보유한 동양시멘트 지분도 은행권 담보로 잡혀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법정관리 개시 후 동양시멘트가 감자 등의 과정을 거쳐 주식 가치가 떨어지면 동양이 보유한 시멘트 주식을 모두 매각해도 발행한 ABCP 상환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동양이 보유한 시멘트 지분을 전부 매각하면 동양시멘트의 경영권도 외부로 넘겨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오너 일가의 사재 빼돌리기 논란의 중심에 선 동양네트웍스의 경영권은 현 회장 일가가 계속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 회장이 80% 지분을 보유한 티와이머니대부가 동양네트웍스의 최대주주로 23%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데다 현 회장과 아내인 이혜경 부회장, 장녀 현정담 상무 등 오너 일가가 개인적으로 보유한 지분도 19%에 달하기 때문이다.
법정관리 행이 유력한 ㈜동양과 매각될 동양증권이 보유한 동양네트웍스 지분을 제외하더라도 현 회장 일가가 소유한 동양네트웍스 지분은 40%를 넘어선다. 오너 일가가 사재 출연 등을 통해 가지고 있는 지분을 시장에 내놓지 않는 한 동양네트웍스의 경영권은 현 회장 일가가 계속 가져갈 수 있다.
결국 시멘트와 증권 사업을 주력으로 삼아오던 동양그룹은 동양네트웍스를 중심으로 한 소 그룹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동양네트웍스는 동양온라인과 동양생명과학 등 IT계열사와 화장품 제조사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법정 관리인 선임과 회생 계획안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지겠지만 현 회장 일가가 동양증권과 동양시멘트에 대한 경영권을 유지하기 힘들어 보인다”며 “사법적 책임에 따라 추가 사재를 출연하면 동양네트웍스 경영권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