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손댄 지경부 기금 대규모 `손실`

by안승찬 기자
2009.09.18 15:35:36

주식 등 펀드에 중장기자금 99.9% 투자
ELF에 쏠림투자로 -39% 손실 `타격`
"헤지목적 아닌 투기적 거래" 지적

[이데일리 안승찬기자] 지식경제부 관할 내에 있는 전력산업기금이 파생상품에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대규모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기금의 운용 건전성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18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전력산업기금은 지난해 주식과 파생상품 중심의 공격적인 투자로 842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전력산업기금은 전력산업의 기반조성 및 지속적 발전에 필요한 재원확보를 위해 정부가 설치한 기금으로, 대체에너지 생산 지원, 전력수요 관리사업 등에 사용된다. 기금 운용은 한국전력(015760) 내부 한 부처인 전력기반조성사업센터가 담당했다.
 
전력기반조성사업센터는 전력산업기금의 전체 자금의 67.24%를 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기 자금을 제외한 중장기 자금의 99.9%를 펀드에 투자한 셈이다. 펀드 투자금 중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채권형 펀드 투자 비중은 1.6%에 불과했다. 주식 중심의 공격적인 운용행태를 보인 것이다.

특히 전력산업기금 전체 자금 운용중에서 29.3%를 파생상품인 주가지수연계펀드(ELF)에 투자하는 극단적인 모습도 보였다. 중장기자금 중에서 ELF는 증권사가 종목이나 지수를 이용한 만든 주가지수연계증권(ELS)을 편입한 파생펀드다.
 
지난해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전력산업기금이 투자한 ELF 투자 수익률은 -38.79%를 기록했다. 투자손실은 771억원에 달했다.

기획재정부의 기금운용평가보고서는 "전력산업기금의 ELF 투자는 헤지목적이 아닌 투기적 거래"라면서 "기금의 파생상품투자 금지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서 전력산업기금 운영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임채민 지경부 1차관은 "운용과정에서 허술한 과정이 있다"고 인정하면서 "관련자에 대한 문책을 마쳤고 앞으로도 보완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올해들어 주가가 상승하면서 현재 손실폭은 260억원 수준으로 다소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