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CEO 카페)황성택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

by장순원 기자
2009.07.31 14:31:00

"소수 명품펀드 지향..펀드 수 더 늘리지 않아"
"국내시장 성장성 높아..하반기엔 대형주 위주 투자"
"내년까지 박스권장세..적립식 투자가 정답 가까워"

[이데일리 장순원기자] "운용사에게 덩치는 중요치 않습니다. 운용능력과 성과만 좋으면 됩니다. 그런 면에서 미래에셋보다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31일 황성택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는 운용업계 라이벌이 어디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주변에서 미래에셋운용과 많이 비교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나직하면서도 확신에 찬 목소리였다.

그는 "그동안 쌓인 신뢰와 성과를 보고 고객들이 선택해 줄 것으로 믿는다"며 "사실 다른 운용사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꾸준하게 상위 30% 안에 드는 것이 목표며 (그렇게하면) 언젠가는 1등이 돼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황 대표의 이같은 자신감의 원천은 무엇일까? 바로 뛰어난 운용성과와 옥석을 가려낼 수 있는 우수한 리서치 역량이다.

사실 일반투자자들에게는 다소 낯설지만 트러스톤운용은 전신인 IMM투자자문 시절부터 국내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선 꾸준한 운용성과로 유명했다.

올들어서는 일반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자산운용사로 전환한 뒤 출시한 첫 공모펀드 `징기스칸펀드`가 수익률 대박 행진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펀드는 지난해 6월 설정 이후 현재까지 25%, 연초 이후에만 50%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황 대표는 신인치고는 뛰어난 성과라는 주변의 평가에 "하루아침에 이룬 성과가 절대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다. 자문사 시절부터 10년 이상 내공을 닦아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것이 그의 설명이다.

특히 뛰어난 역량을 갖춘 리서치센터가 없었다면 이같은 성과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러스톤운용은 운용사에 리서치란 개념조차 생소했던 지난 2003년부터 리서치팀을 꾸렸고 현재는 리서치팀과 운용인력만 20명 가까이 두고 있다. 이 회사의 전체 인력은 40명 정도다.

황 대표는 "다른 회사와 가장 차별화된점은 펀드매니저 중심의 회사가 아니라 리서치 중심의 회사란 점"이라며 "매니저당 연간 100회 이상 총 2000번 가량 기업 탐방을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리서치팀의 내적 역량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어떻게 키워 나갈까가 앞으로의 가장 큰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운용성과가 좋은데 다양한 펀드를 통해 투자자들과 접점을 넓힐 계획이 없냐고 물었다. 트러스톤운용이 운용중인 공모펀드는 `징기스칸펀드`와 `녹색성장펀드` 단 두개다. 

 
하지만 대답은 단호했다. 그는 "짧은기간 높은 수익을 냈다고 해서 갖고 있는 능력이상으로 고객 돈을 끌어들이는 것은 잘못된 길로 고객을 유혹하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이미 나와 있는 징기스칸펀드와 녹색펀드에 역량을 집중할 생각이며, 채권펀드나 해외주식펀드 등 다른 쪽에는 눈을 돌릴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펀드 수가 너무 많으면 매니저가 펀드 운용에 전념할 수 없다"며 "소수· 명품펀드를 만드는 것이 우리 목표"라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우리나라 펀드시장은 펀드 수가 너무 많은게 가장 큰 문제"라며 "끝까지 책임질 수 없는 펀드는 내놓지도 말아야 한다"고 국내 시장의 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국내 증시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했다. 기업실적이 우수하고 경제상황도 상대적으로 좋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하반기에는 내수관련주가 좋은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며 "올초에는 중소형주로 재미를 봤는데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는 국내 대표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연간 300%에 이르던 펀드 매매회전율은 앞으로 낮추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해와 올초 다소 예외적인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일시적 전략으로, 우수한 기업을 발굴해 꾸준히 투자를 이어가는 것이 기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올해와 내년 국내증시가 1600선에서 움직이는 긴 박스권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시기엔 거치식 투자는 불안해서 하기 어려우며 거치식보다 적립식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적립식 투자가 정답은 아니지만 정답에 가장 가까운 편"이라며 "지금까지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을 꾸준히 낸 펀드에 적립식으로 가입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