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대선 1주년, 정부와 여야 정치권 전방위에 직격탄 날린 김동연

by황영민 기자
2023.03.09 11:16:20

"대통령은 이제 검사가 아닌 ''대통령의 길'' 가야"
"민주당은 대선 패배 때보다 지금이 더 위기"
민생복원, 정치복원 화두로 정치상황 싸잡아 비판
재정정책 전환, 국가민생경제회의 구성 등 제안도

9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민생복원 정치복원 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경기도)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대통령은 이제 검사가 아닌 ‘대통령의 길’을 가야 한다” “민주당은 1년 전 대선 패배 때보다 지금이 더 위기다”

지난해 3·9 대통령 선거로부터 1년이 지난 9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김 지사는 “오늘이 지난해 대통령 선거로부터 만 1년이 되는 날”이라며 “대선에 직접 참여했던 후보 중 한 사람이자, 그 후 제가 생각했던 가치와 철학을 실현에 옮기기 위해 도지사가 된 입장에서 지난 1년을 되돌아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30년 넘게 경제와 국정운영을 담당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어 이 자리에 섰다”며 “마침 어제 여당에서 새 대표가 뽑혔다. 절박한 마음에 고언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민생회복을 위한 민생과 정치복원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민생복원, 정치복원을 위한 3가지 제안을 정부와 정치권에 던졌다.

첫 번째 제안은 ‘검(檢)주국가, 권(權)치경제 탈피’다.

김동연 지사는 “언제까지 검찰수사가 뉴스 1면을 장식하는 세상에 살아야 하냐. 경기도만 해도 민선 8기 출범 이후 열세 차례의 압수수색을 받느라 민생을 위한 도정이 마비될 지경”이라며 “검사가 추천하고 검증한 검찰 출신 인사가 경제를 포함한 정부 안팎 요직에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다. ‘관(官)치경제’를 넘어 ‘권(權)치경제’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물가, 금융, 노사관계에 이르기까지 대통령이 지시하고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이 나서는 권의주의적 관리 감독이 일상화됐다”며 “대통령은 이제 검사가 아닌 ‘대통령의 길’을 가야한다”고 직언했다.

두 번째 제안은 ‘경제정책의 대전환’이다. 민간 주도 혁신경제와 정부 중심 사회투자로 전환이 제안의 골자다.

김 지사는 “서민과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역화폐, 신용보강, 금융지원 등을 확대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재정정책의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건전재정이 중요할 때가 있고, 적극재정이 필요할 때가 있다”며 “과거 국제금융위기 때 정부 재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1년 만에 위기를 극복한 적 있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제안은 ‘일방적 국정운영, 사생결단식 여야관계 청산’이다. 김 지사는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 연금, 교육 개혁은 여야 합의 없인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다”며 “여당은 대통령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야당, 노조, 경제 주체와 대화하며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해당 주체들이 참여하는 ‘국가민생경제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김동연 지사는 끝으로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으로서 민주당에 호소한다”며 “1년 전 대선에 패배하고 정권을 빼앗긴 그때보다 지금이 더 위기”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어 “하지만 민주당의 위기보다 더 심각한 것은 국민의 위기”라며 “위기 극복을 위해서 정부여당과는 정책으로 경쟁하고 민생위기,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원내 제1야당으로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잘못된 것은 비판하며 정책정당으로 우뚝 서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