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혜미 기자
2010.11.05 13:24:55
韓·홍콩·중국등 달러가치 추락 가능성 우려
핫머니 유출입 예의주시..통화가치 안정책 고심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와 관련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이머징 국가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자국 내 외환 유입이 가속화될 것이라면서 대책 마련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한국과 홍콩,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와 브라질, 멕시코 등 남미 국가들은 연준의 양적완화 조치가 달러 가치의 급격한 추락을 불러와 자국 통화 가치를 높일 것이라는 데 우려하고 있다.
올들어 달러 대비 이머징 통화는 가치 상승이 두드러진다. 올들어 태국 바트화 가치는 달러 대비 11% 상승했고, 한국 원화 가치는 6% 절상됐다. 필리핀 페소화 가치도 8%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의 이번 조치로 한국은행이 원화가치 상승 억제책을 서두르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미국 등 주요국의 양적 완화정책으로 풍부해진 글로벌 유동성이 국제 신용증권 및 상품시장은 물론 신흥시장국의 주식 및 채권시장으로 급속히 유입되고 있다"며 "신흥시장국을 중심으로 자산가격 및 통화가치의 변동성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은은 "갑작스런 자본 움직임에 따른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은 핫머니 유입에 따른 자산거품 발생 가능성에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노먼 챈 홍콩 금융관리국(HKMA) 총재는 대규모 자본 흐름으로 자산 거품이 발생할 수 있으며, 따라서 이를 억제하기 위해 부동산 대출을 추가로 제한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초 이후 지금까지 홍콩 내 부동산 가격은 이미 50% 상승한 바 있다.
필리핀과 태국 등 기타 아시아 국가들도 마찬가지. 아만도 데탕코 필리핀 중앙은행 총재도 필리핀 페소화 가치 상승을 우려했으며, 태국 정부도 경계심을 나타냈다.
중국도 강력 반발하고 있다. 추이 티안카이 외교부 차관은 "많은 나라들이 자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이번 양적완화 조치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라질 정부는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환율 문제를 강력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브라질 헤알화의 고평가를 막기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같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국가에 대한 대규모 외환 유입이 단순히 통화가치 상승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추후 자금이 빠져나갈 때 투자 거품을 꺼뜨릴 수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리스크 선호도가 감소하고 달러 유동성이 감소할 경우 한국 은행과 기업들은 외화 부채의 만기연장(롤오버)이 힘들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