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도 M&A說..`금융빅뱅` 속으로

by김춘동 기자
2009.10.07 14:01:06

우리투자 하나대투 대상으로 M&A 시나리오 부각
지주사 차원 M&A 진행되면 증권업계도 지각변동

[이데일리 김춘동기자] 하나금융지주(086790)가 M&A를 위한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내년초 `금융빅뱅` 시나리오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은 물론 증권업계도 `금융빅뱅`이라는 초대형 태풍의 영향권으로 서서히 접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금융 지주회사 차원에서 대형 M&A가 진행될 경우 증권업계 역시 대규모 지각변동과 함께 큰 틀의 새판짜기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 동안 KB금융이 주도해왔던 증권사 M&A 시나리오에 우리투자증권과 하나대투증권, SK증권 등이 가세하면서 그럴듯한 짝짓기 조합들이 새롭게 제시되고 있다.
 
금융 지주회사간 M&A 구도를 감안할 때 향후 펼쳐질 증권업계 새판짜기의 가장 큰 변수는 우리투자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전날 주식시장에선 SK증권(001510)이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할 것이란 루머가 그럴듯한 근거와 함께 나돌았다.

최근 대규모 증자와 함께 M&A를 추진하고 있는 하나금융이 우리금융을 인수하면서 우리투자증권은 SK증권으로 넘긴다는 시나리오다.

실제로 론스타가 향후 1년내 외환은행을 팔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가운데 KB금융과 외환은행, 하나금융과 우리금융간 짝짓기가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부각되고 있다.

SK텔레콤이 하나금융과의 제휴를 강화하면서 분사예정인 하나카드 지분참여를 추진하고 있는 등 SK그룹이 전략적으로 금융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설의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그 동안 증권사 M&A설이 나올 때마다 단골 매물로 거론되던 SK증권의 경우 180도 입장이 바뀐 셈이다.





향후 `금융빅뱅`에 따른 증권업계 새판짜기가 진행될 경우 우리투자증권(005940)과 하나대투증권이 태풍의 눈으로 작용하게 될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우리금융 매각과 함께 매물로 나올 수밖에 없는 만큼 과연 누가 주인이 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현재로선 우리금융과 함께 팔릴 가능성이 가장 크지만 정부가 글로벌 대형IB 육성을 통한 자본시장 선진화 카드로 우리투자증권을 활용할 경우 분리매각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하나대투증권의 경우 하나금융이 M&A를 추진 중임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SK그룹에 팔린다는 등 매각설이 적지않게 제기돼 왔다. M&A 자금이 충분치 않은 하나금융이 하나대투를 팔아 인수자금을 조달한다는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우리금융과 함께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할 경우 합병 시너지가 크지 않은 하나대투증권를 굳이 붙들고 있을 이유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그 동안 여러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입질을 하다가 푸르덴셜투자증권 인수로 가닥을 잡은 KB금융(105560) 역시 대형사인 우리투자증권이나 하나대투증권이 매물로 나올 경우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금융 지주회사 차원에서 `금융빅뱅`이 현실화될 경우 그 동안 중소형사 위주로 진행된 증권사 M&A 구도도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 동안 설만 난무했던 것과는 달리 실제 대형 M&A가 진행되면서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추진해왔던 증권업계의 구조조정과 함께 큰 틀의 새판짜기도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다 자본시장법 시행과 함께 생존전략을 모색중인 다른 증권사들이 가세할 경우 증권업계는 과거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큰 지각변동에 직면하게 될 전망이다.
 
박은준 신영증권 연구원은 "아직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예단하긴 어렵지만 금융 지주회사 차원에서 새판짜기가 진행될 경우 증권업계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M&A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증권사 직원들도 다양한 시나리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증권사 직원은 "회사가 어디로 팔린다거나 어디를 인수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직원들이 다소 동요하고 있으며, 향후 전개될 상황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