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강세일 때 '韓 주식 수익률'은 떨어진다
by최정희 기자
2024.01.31 10:35:13
[2024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김진웅 동아대 교수, 한국제도·경제학회 발표 논문
달러 기준 韓주가지수가 원화 기준보다 변동성 더 커
팬데믹 등 경제 불안까지 겹치면 민감도 더 커져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달러화가 오를 경우 우리나라 주식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달러화 기준 주가지수가 원화 기준 주가지수보다 변동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진웅 동아대 국제무역학과 교수는 내달 1일 ‘2024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일환으로 한국제도·경제학회가 주최한 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환율의 한국 주식수익률 변동에 대한 영향’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 김진웅 동아대 국제무역학과 교수 ‘환율의 한국 주식수익률 변동에 대한 영향’ 논문 출처: 한국제도·경제학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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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에 따르면 2012년 12월 26일부터 2023년 4월 28일까지 MSCI 한국 주가 지수를 원화와 달러화 기준으로 나눠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원화 기준 주식수익률 변화보다 달러화 기준 주식수익률의 변동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상승기에는 한국의 주가지수가 원화, 달러화 기준 모두 상승하는데 이때 원화보다는 달러화 기준 주가지수 상승률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 교수는 “주가 상승기이면서 원화가 상대적으로 평가 절상되는 경우에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다”며 “결국 우호적인 경제 상황 시기에는 미 달러화의 상대적 약세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주가 하락기 때는 한국 주가지수가 원화, 달러화 기준 모두 하락한다. 다만 원화 기준 주가지수보다 달러화 기준 주가지수가 더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교수는 “주가 하락기이면서 원화가 상대적으로 평가절하되는 상황에 해당한다”며 “이러한 시기에는 미 달러화의 상대적인 강세 현상과 연관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김 교수는 “종합하면 달러화의 평가 절하는 한국의 주식수익률 상승과 달러화의 평가 절상은 주식수익률 하락과 연관된다”고 밝혔다. MSCI 한국 주가지수 대신 코스피 지수를 사용하더라도 유사한 결과가 도출됐다.
김 교수는 “광의의 달러인덱스 상승, 즉 달러화 가치 상승으로 인해 글로벌 투자경로에서의 위험 노출이 커지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글로벌 투자자들의 해외 현지 투자를 축소하게 돼 현지 시장의 주식수익률이 하락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현상은 글로벌 은행에서의 대출을 이용하는 글로벌 투자자 관점에서의 은행 대출 경로 뿐 아니라 글로벌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의 포트폴리오 위험 조정 측면 모두에서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2000년대 중반 이후 발생했던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른 경제위기, 유럽발 부채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등 8개의 주요한 경제 사건들이 나타났을 때 이 사건들을 전후해 달러화 가치 상승에 따라 주가가 더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민감도가 올라간다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환율이 주식시장을 모니터링하는 데 있어 유용한 지표로 작용하고 있다”며 “정책당국에서는 향후 환율에 대한 정교한 예측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과 동시에 환율 변동에 따른 금융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내수 시장의 추가적인 완충장치를 통해 외부의 환율 충격에 대비할 수 있다”며 “증권시장 안정펀드, 채권시장 안정펀드 등이 사례가 될 것”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