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아빠랑 영화봤다”는 유리아양, 역대 수능 만점자 어록 살펴보니

by김혜선 기자
2023.12.08 11:53:38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이번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역대급 ‘불수능’이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높은 난이도였다. 교육 당국에서는 올해 수능에서 ‘킬러 문항’을 배제하겠다고 밝혔지만, 올해 수능 만점자는 단 1명이 나왔다.

2024학년도 수능 만점자 유리아양(왼쪽)과 역대 수능 만점자 오승은, 박혜진, 김선우.박창희씨.(시계방향 순) (사진=연합뉴스, MBC보도 캡처)
전국에서 유일하게 모든 수능 문제를 맞힌 주인공은 용인 한국외국어대학교 부설 고등학교(용인외대부고) 졸업생이자 재수생인 유리아(19)양이다. 그는 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신으로는 학교에서 최상위권이 아니었고, 모의고사는 상위권이었지만 1등을 해본 적은 없다”며 “수능에 최대한 생활 패턴을 맞추려고 했고 잠이 많아서 주말을 비롯해 쉴 때는 주로 잠을 자거나 아빠와 영화를 많이 봤다”고 전했다.

유양은 수능 만점의 비결로 “문장 하나하나를 제대로 읽어서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며 “기출 문제를 많이 풀어본 게 효과를 본 것 같다”고 했다.

역대 수능 만점자들의 소감과 어록은 매년 회자된다. 그 중 최초로 수능 만점을 받은 오승은씨는 가장 유명한 어록을 남겼다. 한성과학고에 재학 중이던 그는 지난 1999학년도 수능에서 사상 최초로 400점 만점을 받아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오씨는 수능 후 인터뷰에서 “가수 HOT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HOT가 뭐죠?”라고 답해 화제가 됐다. 요즘으로 따지면 BTS를 모르는 10대인 셈이다. 오씨는 서울대 자연과학부 물리학과에 진학했고, 미 MIT로 유학길에 올라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하버드대 의대에서 시스템 생물학을 연구하고 유명 학술지인 ‘네이처’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다음 해 수능에는 대원외고의 박혜진씨가 만점을 받았다. 약 87만명이 응시한 수험생 중 만점자는 박씨가 유일했다. 박씨는 “학교 공부에 충실하고 시험을 앞두고는 어려운 문제를 집중 공략한 것이 좋은 결과를 낳았다”며 “특별한 공부방법은 없다”고 했다. 학업 스트레스는 집에 있는 게임기 DDR(리듬게임기)을 하며 풀었다고 한다. 박씨는 서울대 법학과에 진학했다.

2001학년도 수능의 경우 만점자가 무려 66명이 배출되는 ‘물수능’이었다. 이후 2002학년도~2007학년도 수능에서는 만점자가 한 명도 배출되지 않았다. 등급제가 시행된 2008년 수능에서는 만점자 확인이 불가능했다.

2009학년도 수능에서는 환일고의 박창희씨가 수능 만점을 받았다. 그 역시 특별한 공부 방법 없이 “평범하게 공부했다”며 “EBS 문제집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2012학년도에는 수능 만점자가 30명 배출됐고, 이후부터는 매년 수 명에서 수십명의 만점자들이 나왔다.

문이과 통합 수능을 치른 2022학년도에는 고려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김선우씨가 유일하게 만점을 받았다. 김씨는 메가스터디에 밝힌 조언 글에서 “입시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목표 달성에 크게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의 탈출구가 필요하다”며 “저는 공부와 전혀 상관없는 인문학책을 읽거나, 일기를 쓰거나, 또는 음악을 듣는 식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다”고 했다. 김씨는 서울대 경영학과로 진학했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만점자가 3명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