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술이 더 낫다"..불붙은 LTE 기술 논쟁

by김정민 기자
2012.01.10 13:45:13

KT, LTE 속도 비교시연 제안
SKT·LGU+ "전국망 구축이 우선"

[이데일리 김정민, 정병묵 기자] 롱텀에볼루션(LTE) 시장을 두고 통신3사간의 기술 논쟁이 뜨겁다. 불씨를 당긴 곳은 KT다.

KT는 3일 LTE 서비스를 개시하며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워프(WARP)기술을 앞세워 3사중 가장 빠르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10일에는 양재동 KT 지사에서 시연회를 개최, 누가 가장 빠른 LTE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공개적으로 비교해 보자고 제안했다. 경쟁사들은 2G 종료 지연으로 전국망 구축이 늦어진 KT가 판을 흔들 속셈으로 기술 논쟁을 부추기고 있다며 불편한 표정이다.


  
구현모 KT 개인고객전략본부장은 10일 서울 양재지사에서 열린 워프(WARP) 현장 설명회에서 "통신 3사 모두 자사의 LTE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홍보하는데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 속도측정 공개 시연을 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KT는 자사의 LTE 워프 기술이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42만4000km의 광코어와 3658개의 지사 등 국내 최대 유선 인프라를 기반으로 144개의 기지국을 하나의 가상 기지국처럼 운용, 경쟁사 대비 2배 빠른 속도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오성목 KT 무선네트워크본부장은 "LTE 워프의 핵심인 `워프 서버`, `광코어`, `집중국` 세 가지는 타사가 갖지 못했거나 가졌더라도 KT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기술"이라며 "특히 핵심장비인 워프 서버는 KT만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032640)는 KT의 `도발`에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아직 네트워크 구축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누가 빠르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가를 다투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 



특히 양사는 KT가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는 `워프`는 이미 자신들도 개발한 기술이라며 `기술 논쟁`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주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KT와 SK텔레콤은 삼성전자에서 개발한 동일한 통신장비를 쓴다"며 "원천기술과 장비가 같은데 어느 회사의 LTE 기술이 더 뛰어난지를 따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G와 3G 초창기에는 기지국에 안테나와 컨트롤 기기가 함께 묶여 있었지만 LTE에서는 두 기능이 분리됐다. 안테나는 각 지역에 그대로 두고 콘트롤 기기만 한 곳으로 모아 이를 통합해 관리한다.
 
한 곳에 모인 콘트롤 기기는 서로 연결돼 특정 지역의 트래픽이 많아지면 다른 기기가 부담을 나눠지도록 해 안정적인 통신 품질을 제공한다. 과거에는 특정 기지국에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하면 추가로 기지국을 설치해야 했다. 
 
다만, 기본개념은 같지만 각 안테나와 콘트롤 기기가 모여있는 곳까지 연결하는 유선망과 콘트롤 기기간에 트래픽 분산 작업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소화시키냐에서 각사별로 차이가 있다.
 
LG 유플러스 관계자는 "아직 LTE 서비스에서는 과부하를 걱정할 정도로 트래픽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전국망 구축이 늦어진 KT가 커버리지 논란을 피해가기 위해 의도적으로 기술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