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 거물들 "美경제 정말 걱정된다"

by정영효 기자
2007.11.06 14:43:26

조지 소로스 "매우 심각한 경제조정 직전"
짐 로저스 "최악의 신용위기"
앨런 그린스펀 "중앙銀, 버블 해소 자신못해"

[이데일리 정영효기자] 국제 금융시장의 거물급 인사들이 잇따라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5일(현지시간) `헤지펀드의 제왕` 조지 소로스와 `상품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 `세계 경제 대통령` 앨런 그린스펀 등이 한 목소리로 "미국 경제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 조지 소로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조지 소로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퀀텀펀드의 창립자인 조지 소로스는 이날 뉴욕대학에서 행한 강연에서 "미국이 매우 심각한 경제 조정 국면에 진입하기 직전(on the verge of a very serious economic correction)"이라고 예상했다.

소로스는 "우리는 끔직하게 많은 돈을 그동안 빌어썼다"며 "이제 (상환) 고지서가 밀려들 때"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경제의 둔화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심각한 수준일 것"이라고 단언했다.

소로스의 미국 경제 걱정은 곧 중국 경제로 이어졌다. 그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중국은 절대적인 승자"라면서도 "10년 이내에 중국이 금융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펀드의 공동 창립자인 짐 로저스도 "미국이 최악의 신용위기를
▲ 짐 로저스
겪고 있다"며 가세했다.

블룸버그 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짐 로저스는 "미국 역사에서 사람들이 돈 없이도 집을 살 수 있었던 적은 결코 없었다"며 "우리는 최악의 신용 거품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설적인 상품 투자 실력과 시장에 대한 혜안으로 유명세를 탄 그는 "(신용 거품을) 극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거품을 치유하는 데 5~6개월이 아니라 5~6년이 걸린다"고 판단했다.

특히 월가의 투자은행이 상당한 거품을 안고 있어, 거품에서 벗어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5년간 금융주에 투자하지 말고, 원유와 농업 관련 상품에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
마지막은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이 장식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날 도쿄에서 행한 연설에서 "시장 조정이 완료되지 않았다"며 "중앙은행이 자산 버블을 해소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특히 "집값 하락과 과도한 주택 재고가 주요한 우려 사항"이라며 "미국 금융시장의 회복은 부분적으로 과도한 주택재고를 해소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린스펀 전 의장은 "유가 급등 등 일련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경제는 매우 활력있고(powerful), 양호한 상태"라고 말해 우려를 불식시켰다.

"중앙은행이 원자재 시장으로부터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인플레 우려를 가중시킬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도 "인플레를 야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