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新병기 `아이폰`..지각변동 몰고 오나

by김유정 기자
2007.01.10 15:49:42

애플, `아이폰으로 휴대폰 재창조`
혼하이정밀·싱귤러 등 `어부지리`
LG전자·삼성전자 등 경쟁과열 걱정

[이데일리 김유정기자] 심플한 3.5인치 검은 화면, 화상도 160ppi, 두께 11.6mm.
버튼 따윈 필요없다. 손가락 하나만 있으면 된다. 멀티 터치(multi-touch) 기능을 갖췄기 때문이다.

평소와 다름없이 검은 셔츠와 청바지 `쿨`한 차림의 스티브 잡스는 을 들고 관객들 앞에 나타났다. 그 기능을 하나하나 보여줄때마다 관객들의 환호성이 터진다.
 
9일(현지시간) 애플 컴퓨터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맥월드(Macworld Conference and Expo)`를 열고 아이팟과 휴대폰을 결합한 아이폰을 전격 공개했다.



업계는 아이폰을 단지 하나의 휴대폰 신모델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아이폰을 `창조한` 애플은 물론 업계 전체의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관측도 무성하다.

애플은 아이팟을 공개하면서 그동안 쌓아온 회사 이미지마저도 확실한 변화를 모색했다. 잡스는 이날 "우리를 더 이상 `애플 컴퓨터`라 부르지 말라"며 "이제는 `애플`이다"고 선언했다. `아이팟`으로 대표되는 MP3플레이어나 휴대전화 등 비즈니스 영역이 확대돼 더 이상 `애플 컴퓨터`라는 회사명이 경영 실태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야말로 `맥킨토시나 만들던 왕년의 애플 컴퓨터가 아니다`는 것을 당당히 공표한 것과 다름없다. 아이팟으로 권토중래한 애플이 아이폰에 거는 기대는 그만큼 크다.

애플이 아이폰을 병기로 그 파워를 한층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애플은 아이폰에서 터치 스크린 기술과 음악 및 비디오 전송 등에 관해 200개가 넘는 특허권을 갖고 있다.


 
애플의 과감한 선전포고에 통신업계는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아이폰이 모토로라와 노키아, 소니 에릭슨, LG전자 등에 경쟁 과열을 선전 포고한 것과 다름없다고 전했다.

경쟁이 과열되는 것과 동시에 아이폰이 휴대폰 기능의 범위를 한꺼번에 확 늘려놓았기 때문이다.

애플은 검색엔진인 구글, 야후 등과도 전략적 제휴를 체결해 아이폰에서 손쉽게 검색과 이메일 접속 등을 할 수 있게 했다. 잡스는 "애플이 휴대폰을 재창조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애플 뿐 아니라 삼성전자도 구글, 야후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해 삼성전자 휴대폰으로도 검색엔진 사용이 편리해질 예정이다.



벌써부터 아이폰 대박 전망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UBS의 벤자민 레이츠 애널리스트는 아이폰에 대해 그극찬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케이쓰 바흐만 애널리스트는 잡스가 내년 아이폰 판매 1000만대를 전망했지만 이는 `겸손한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아이폰이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는 응답이 압도적이었다.


신문은 `아이폰, 휴대폰 시장에 돌풍 몰고온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이폰 출시 덕분에 아이폰 서비스를 담당하게 될 통신사인 싱귤러와 AT&T 등 통신관련주들도 `어부지리`격으로 호황을 누릴 것으로 전망했다.

아이폰이 출시와 동시에 판매 10달러 이상은 거뜬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애플의 주가가 급등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 시간외거래에서 애플컴퓨터의 주가는 8%나 뛰어올랐다.

또 아이폰 1200만대 생산계약을 체결한 대만의 혼하이정밀은 1% 이상 상승세를 나타냈다. 맥쿼리 증권은 혼하이정밀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outperform)`로 제시했다.

하지만 아이폰에도 리스크는 있다. 이미 `블랙베리`가 선점하고 있는 시장을 비집고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WSJ은 애플이 이미 아이팟으로 음악 다운로드 업계에서 우위를 선점한 만큼 음악 기능에 대해 `히든 카드`를 쥐고 있다고 평가했다.

`위기의 주부들`과 같은 TV 프로그램이나 뮤직비디오 등을 포함한 `아이튠`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애플 고유의 장점이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시애틀 타임스는 모토로라가 아이튠을 이용할 수 있게 한 휴대전화 ‘로커(ROKR)’를 출시했으나 반응이 미온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아이폰의 색다른 음악 다운로드 기능이 소비자들을 어느 정도 끌어당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