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일출 보려면… 장터목에서 새벽 3시 출발!

by조선일보 기자
2006.06.15 12:43:15

노고단~천왕봉까지 25.5㎞ 산행

[조선일보 제공] 도보 산행객들이 최고의 종주 코스로 꼽는 지리산 종주는 노고단(1507m)에서 실거리 25.5㎞ 길이의 주능선을 타고 정상인 천왕봉(1915m)까지 걷는 산행을 일컫는다. 여기에 성삼재에서 노고단까지 거리(2.5㎞)와 천왕봉에서 대원사(11.7㎞)나 중산리(5.4㎞) 또는 백무동(6.1㎞)까지의 하산거리가 더해지면 최장 40㎞ 거리에 이른다.

고전적인 종주산행은 화엄사에서 시작해 대원사에서 끝맺는 것을 말하지만 구례~심원간 도로가 개통된 이후로는 대부분 차량으로 성삼재까지 접근한 다음 천왕봉을 향해 걷는다. 지리산 종주산행은 인내심과 체력을 테스트해 본다는 데에도 의미가 있지만 ‘어머니의 산’으로 비유되는 지리산의 품에 안겨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을 충분히 누리면서 걷는 게 바람직할 듯 싶다.



● 첫날 성삼재에서 아침 일찍 산행을 시작한다면 벽소령(약 8시간)이나 세석(약 11시간)까지 갈 수 있으나, 천왕봉과 더불어 지리산 3대 봉으로 꼽히는 노고단과 반야봉(1732m)까지 들르려면 연하천대피소를 첫날 숙박지로 잡는 게 적당하다(각각 1시간 소요). 노고단 정상은 1일 4회(10:30, 13:00, 14:30, 16:00) 예약자(인터넷 60명, 당일 40명)에 한해 탐방이 가능하다. (월요일은 휴무·8월은 무휴) 문의 노고단대피소(061-783-1507).

● 둘째날은 천왕봉을 넘어 백무동이나 중산리까지 하산도 가능하지만 연하천에서 6시간 안팎 거리인 장터목대피소에서 마무리짓도록 한다. 지리10경 중 최고로 꼽는 천왕일출(天王日出)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 여름철에는 다음날 새벽 3~4시에 천왕봉을 향해야 하므로 일찍 도착해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게 좋다. 장터목에서 천왕봉까지는 약 1시간 거리다.

● 천왕봉에서 하산 방향은 귀가하기 쉬운 쪽으로 잡도록 한다. 가장 인기 높은 칼바위~중산리 길은 로타리대피소까지 약 1시간 거리는 급경사 구간이 다리를 후들거리게 하지만, 이후 2시간 거리는 완경사를 이룬다. 치밭목과 무제치기폭포를 거치는 대원사 길은 길지만 자연미가 넘치고 호젓하여 지리산 마니아들이 아끼는 산길이다.




▲ 반야봉 철쭉꽃길
산행용 한 벌에 예비용 한 벌, 비옷 한 벌 정도면 적당하다. 신발은 충격을 잘 흡수해주면서 발목을 보호해 주는 등산화가 좋다. 등산용 폴은 보행 중 균형을 잡아주어 체력 소모를 줄여주고, 미끄러짐 방지와 발목·무릎 보호에도 도움을 준다. 창이 넓은 모자와 선블록, 야간산행용 랜턴(오후 9시 대피소 소등 이후에도 필요하다)도 꼭 준비하도록 한다.

식량은 건조식품을 이용해 경량화한다. 대피소에서 햇반류(1인분 3000원)를 판다. 간식은 양갱, 초콜릿, 육포, 사탕 등 짧은 시간에 에너지화할 수 있는 종류가 좋다. 2~3시간 거리마다 샘이 있지만, 수통은 꼭 준비해야 한다. 물은 조금씩 자주 마셔주는 게 탈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배낭은 짐을 넣고도 여유 있는 크기가 좋다. 국립공원 내에서는 세제를 사용하지 못한다. 설거지는 쿠킹타월이나 휴지를 사용하도록 하고, 쓰레기는 비닐봉지에 담아 하산지점까지 가지고 내려가도록 한다.

우천시를 대비해 배낭 안의 모든 의류와 장비, 먹거리는 비닐 포장하도록 한다. 종류별로 비닐에 담은 다음 배낭 안에 넣은 커다란 비닐 안에 집어넣는다면 어지간한 비에 젖을 일이 없을 것이다. 배낭이 젖으면 한층 무거워지므로 배낭 커버도 준비한다. 이 모든 것을 넣더라도 모든 장비와 식량을 경량화한다면 1인당 10㎏ 이내로 무게를 줄일 수 있다.



서울 서초동남부터미널(02-521-8550),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051-322-8301~2), 광주 종합버스터미널(062-360-8114), 전주 시외공용버스터미널(063-272-0109), 순천 시외버스 공용정류장(061-744-6565) 등지에서 구례행 노선버스가 운행한다. 전라선 야간열차(용산역 22:30분 출발, 구례구역 이튿날 03:22 도착)를 이용하면 숙박비도 절약하고 새벽부터 산행을 시작할 수 있다. 역에서 시외버스터미널까지는 택시로 10분 거리(약 6000원). 성삼재까지는 구례시외버스터미널(061-780-2731)에서 하루에 8회(04:20, 06:00, 08:20, 10:20, 12:20, 14:20, 16:20, 17:20) 출발하는 농어촌버스 이용(약 40분·요금 3200원).

백무동(055-962-5715)에서는 함양행 버스를 타고 인월(1600원)이나 함양(3000원)에서 갈아탄다. 백무동에서 동서울터미널행 함양지리산고속버스(055-963-3745,6)가 운행한다. 중산리나 대원사에서는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는 진주행이나 진주 경유 부산행 노선버스를 이용한다. 문의 중산리분소 (055)972-7785.

*성삼재도로로 접근할 때 구례 방면은 천은매표소에서 어른 3200원(스쳐 지나가는 천은사에 문화재관람료 1600원이 포함된다는 점이 불합리하다), 정령치나 뱀사골 방면은 1600원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구간거리(km)시간특징
성삼재-노고단2.51시간널찍한 임도(일반 차량 통제)
노고단-삼도봉5.53시간평범한 능선길, 도중에 임걸령샘
삼도봉~화개재0.820분지루한 나무 계단길(내리막)
화개재~연하천4.22시간30분첫날 가장 힘든 구간(오르막)
연하천~벽소령3.61시간30분평범한 능선길(형제봉 조망 일품)
벽소령~세석6.33시간가장 지루하고 힘든 구간, 도중에 선비샘
세석~장터목3.41시간40분평범한 능선길(산세와 조망 일품)
장터목~천왕봉1.71시간통천문 이후 바윗길
천왕봉~중산리5.43시간가파른 내리막(천왕봉~로타리대피소)
장터목~백무동6.13시간가파른 내리막(장터목~하동바위)
천왕봉~대원사13.74시간마니아들이 꼽는 호젓한 산길, 유평~매표소 구간은 도로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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