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함정선 기자
2022.03.27 19:06:47
S&P "전기차 1대 생산에 배터리값 1000만원 오를수도" 전망
완성차 업체들 가격 저렴한 LFP 선택 가능성 커져
파나소닉 등 니켈 의존도 낮출 기술 개발 선언
국내 배터리3사 가격경쟁력 갖출 전략 고심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에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며 전기차 배터리 생산 비용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전기차 한 대당 배터리 원자재 투입 비용이 1000만원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제기돼 국내 배터리사의 가격 경쟁력 확보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S&P글로벌모빌리티는 보고서를 통해 테슬라의 ‘모델Y’ 배터리 원자재 투입 비용이 한 대당 최대 8000달러(약 979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벤츠 ‘EQS’ 모델의 경우 1만1000달러(약 1346만원) 급등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이는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인 니켈과 코발트 등 주요 광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3위 니켈 공급 국가인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제재가 시작되며 니켈 가격은 불안정한 급등과 조정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런던금속거래소에서는 몇 차례 니켈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호주, 중국 등과 원자재 장기 수급 계약을 맺은 터라 불안정한 가격과 공급망에 당장 영향을 받을 상황은 아니나 문제는 완성차 업계와 경쟁사들의 향후 움직임이다.
안 그래도 가격을 이유로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채택을 확대하고 있는 완성차 업계가 앞으로 LFP 배터리 채택을 늘릴 가능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국내 배터리사들은 니켈 함량이 높은 삼원계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에 주력하고 있어 원가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이미 테슬라와 벤츠 등이 가격 경쟁력을 이유로 LFP 배터리를 채택하기로 한 상황이며 지난해 중국에서는 5년 만에 양극재 수출 물량 중 LFP 출하량이 NCM 출하량을 넘어서기도 했다.
중국의 시장조사업체들이 공동으로 발간한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배터리용 양극재 출하량은 109만 4000톤(t)으로 전년대비 98.5% 증가했고 그 중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출하량이 45만5000t으로 NCM과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삼원계 양극재 출하량 42만2000t을 5년 만에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파나소닉은 최근 배터리에 쓰이는 니켈의 양을 절반으로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양극재에 쓰이는 니켈을 다른 광물로 대체해 니켈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과 독일의 배터리 관련 스타트업들은 니켈이나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기술로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는 못했으나 수년 내 지금 상용화한 배터리와 가격 격차를 좁히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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