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진우 기자
2014.07.07 11:10:41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정부는 7일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과 남한의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내용의 ‘공화국 정부 성명’을 발표한 관련해 “남북 관계 역사를 돌아보더라도 이번 북측 성명에서처럼 자신의 일방적인 주장을 상대방에게 강요하거나 책임을 전가하려는 태도로는 어떠한 문제도 풀어나갈 수 없다”며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7·4 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 등 남북 간 기존 합의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 또한, 남북 간 모든 현안 문제를 대화를 통해서 풀어 나간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며 이처럼 말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의 이번 성명 내용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이미 누차 밝힌 바 있어서 일일이 지적하지는 않겠다”며 “다만 북한의 핵이 통일이나 남북관계 개선의 걸림돌이 아니고, 오히려 민족의 평화와 번영을 보장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비합리적인 주장을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우리와의 대화의 장에 조속히 나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성명을 통해 9월 인천 아시안게임에 응원단을 파견한다는 소식을 전해면서, 남북관계 개선과 남한의 대북정책 전환 등을 촉구하는 원칙적 입장을 담은 4개 항을 천명했다.
북한은 성명에서 우리 정부에 6·15, 10·4선언을 비롯해 남북공동의 합의들을 존중하고 이행하는 길로 나오라며 ‘동족대결정책’을 ‘연북화해정책’으로 바꿀 대용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또한 “남조선당국은 우리의 핵 문제를 거들며 외부에 나가 ‘공조’를 청탁하는 무모한 행위를 그만두어야 한다”며 핵문제가 불가침 영역이란 점을 재확인했고, 박근혜 대통령의 평화통일 구상인 ‘드레스덴 선언’에 대해서는 “제도통일, 흡수통일을 추구하고 있는 반민족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천안함 폭침’에 따른 포괄적 대북 제재인 5·24 조치의 해제를 요구했다.
북한이 국가 최고수준의 입장표명인 ‘공화국 정부 성명’을 발표한 것은 김정은 체제 들어 처음이다. 김 대변인은 “북한이 조선인민민주주의 공화국 성명 형식으로 나온 것은 지금 4번 정도 나온 것으로 확인이 됐다”며 “특히, NPT(핵무기비확산조약) 탈퇴나 이런 것을 할 때 북한이 이런 형식으로 발표를 했는데, 대남 차원에서는 공화국 성명 형식으로 나온 것은 아마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 차원의 추가 입장을 밝힐지 여부에 대해서는 “지금 북한의 성명 내용을 현재 면밀히 검토 중이기 때문에 검토가 끝나봐야 추가적으로 정부 입장이 나올지, 아니면 이것으로 갈음할지 정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이 아시안게임 응원단 참가 의사를 보인 것과 관련해 “정부는 우리측 지역에서 개최되는 국제 체육경기인 인천 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를 지원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 인천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등과 협의해 북한 선수단, 응원단 참여에 필요한 사항을 국제 관례에 따라서 준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