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방성훈 기자
2014.01.21 12:00:00
달러대비 원화 가치 절상률 G20 통화 중 4번째
환율 변동폭은 확대..외환거래 규모 2010년 이후 최저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의 엔화 대비 원화가치 절상률이 1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3년 중 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엔-원 환율은 지난해 말 100엔당 1002.1원으로 전년말(1238.3원)보다 236.2원 하락했다. 이에 따른 절상률은 23.6%로 1998년(21.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신영 한은 외환시장팀 과장은 “지난해 아베노믹스로 엔화가치가 달러당 86.15엔에서 105.05엔까지 치솟는 등 18% 절하됐기 때문”이라며 “2012년 10% 절하됐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 수준으로 통화가치가 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 절상률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네 번째를 기록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해 말 1055.4원으로 전년말(1070.6원)보다 15.2원 하락, 1.4% 절상됐다. 같은 기간 G20 국가들 중 미 달러화 대비 가치가 절상된 통화는 유로화(4.2%), 중국 위안화(2.9%), 영국 파운드(1.9%) 등으로 원화는 네 번째로 절상률이 높았다.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신흥국 통화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글로벌 투자자금 이탈 우려 등으로 큰 폭 약세를 보였다.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무려 24.6% 절하됐고,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도 20.8% 가치가 하락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란드화(-19.4%), 일본 엔화(-18.0%), 터키 리라화(-17.0%), 호주 달러화(-14.2%), 브라질 헤알화(-13.1%), 인도 루피화(-11.4%) 등 대부분의 통화가 절하됐다.
엔화 약세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 원화 가치가 절상된 것은 경상수지 흑자, 외국인 주식자금 유입 지속, 견조한 수출 기대 등 한국 경제의 여건이 양호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원화가치 절상은 수출 경쟁력을 하락시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