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배장호 기자
2006.10.16 14:43:48
적립기간 길수록 ''매입단가평준화 효과'' 감소
[이데일리 배장호기자] 국내 자본시장의 장기 투자문화를 선도해 온 적립식펀드. 그러나 정작 이 펀드 자체의 투자 효과가 장기일수록 오히려 반감된다는 사실을 아는 투자자는 그리 많지 않다.
적립식펀드의 최대 장점으로 꼽히는 '매입단가 평준화 효과'(Dollor Cost Averaging Effect)가 투자기간이 길어질수록 점차 줄어들기 때문이다.
'매입단가 평준화 효과'는 주가 하락기에 매입하는 수익증권 좌수가 늘어나는 반면 주가 상승기에 매입 수익증권 좌수가 줄어드는 효과로, 주가 하락기에 꾸준히 정액 정립을 하면 향후 주가 회복기에 거치식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효과도 투자기간이 길어지면 점점 그 의미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적립 기간이 길어질수록 전체 펀드 투자금액에서 차지하는 매월 적립금 비중이 작아지기 때문에 매입 단가를 낮추는 효과가 갈수록 줄어든다.
가령 매월 10만원씩 적립식펀드 수익증권을 정액 매입하는 투자자의 경우 두번째 적립금은 전체 적립금의 50%에 해당하지만 이후 세번째 적립금은 33%, 네번째 적립금은 25%, 다섯번째 적립금은 20% 등으로 점차 줄어들게 된다.
만약 100번째 적립금이라면 이 금액은 전체 투자금액의 1%에 불과하다. 그만큼 펀드의 '매입단가 평준화 효과'가 크게 줄어든다는 의미다.
펀드 전문가들은 이 경우 적립식펀드 투자기간이 길어질 수록 사실상 거치식펀드에 투자한거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한다.
한 펀드 전문가는 "적립식펀드의 매입단가 평준화 효과는 주가 하락기에 초기 몇번의 적립시에 극대화되는 것일 뿐"이라며 "펀드 적립 횟수가 늘고 투자원금 규모가 커지면 사실상 거치식펀드나 마찬가지로 펀드 매입 주식의 주가에 따라 수익률 변동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적립식펀드 장기 투자를 지금 당장 포기하란 의미는 아니다. 단기적인 투자효과를 떠나 정기 급여 생활자가 매월 푼돈을 투자해 목돈을 마련하는데는 아직까지 적립식펀드 만큼 효과적인 투자는 없기 때문이다.
한 펀드 전문가는 "적립식펀드 장기 투자는 소액 개인투자자의 노후 자금 마련에 여전히 효과적인 투자대안"이라며 "하지만 펀드의 매입단가 평준화 효과를 과신하지 말고, 보유자산의 분산투자 등 여러 가능한 투자대안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