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백종훈 기자
2006.03.17 15:14:56
KBS의 WBC 중계권, `TV중계`에만 한정..기대컸던 소비자 `실망`
"모든 지상파 프로그램 보여주진 못해..월드컵 등 콘텐트는 보완"
[이데일리 백종훈기자] 지상파DMB가 콘텐트 수급에 `약점`을 노출, 소비자들의 실망이 커지고 있다. 최근들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경기를 지상파DMB로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상파DMB 특별위원회 관계자는 17일 "이번 WBC 중계의 경우 방송사가 TV중계에 한정된 중계권 계약을 했기 때문에 지상파DMB로 볼 수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6일 WBC 한국-일본戰은 MBC를 통해 생중계됐지만, 지상파DMB의 MBC 채널로는 볼 수 없었다.
이 관계자는 "그렇지만 향후 중요 스포츠, 영화 등 콘텐트는 적극적으로 중계권을 확보할 방침"이라며 "독일월드컵의 경우 이미 3사가 2억5000만원씩 투자해 DMB중계권을 확보해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한 직장인은 "지상파DMB로 TV 프로그램 정도는 자유롭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었다"며 "TV 콘텐트를 즐길 생각으로 단말기를 구입했는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할 수 없이 지상파DMB 대신 인터넷으로 WBC 중계를 시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KTF(032390)·LG텔레콤(032640) 등 이동통신사들은 지상파DMB폰을 소개하면서 `실시간 TV`라고 강조, 이러한 약점들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를 모르고 구입한 지상파DMB 단말기 구입고객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지상파DMB의 경우 이용료가 무료이고 드라마 등 대부분의 지상파TV 프로그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으나, WBC 등 일부 스포츠 중계나 영화 등은 제공되고 있지 않다. 반면 위성DMB(TU미디어)는 월정액 1만3000원을 받고 스포츠, 영화 콘텐트를 풍부히 제공하지만, 방송3사의 TV 드라마 등은 계약이 안돼 실시간으로 볼 수 없다. 비슷해보이는 DMB 단말기이라고 해도 엄연히 장단점이 있다는 얘기다.
위성DMB는 이번주 3차례의 WBC 경기 중계로 일평균 3000명 이상의 신규가입자를 유치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16일 일본戰의 경우 27.5%의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상파DMB 단말기의 경우 이달들어 총 2000대 전후로 팔리는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말기 판매시 지상파DMB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들의 오해가 생기고 있다"며 "지상파DMB와 위성DMB간 제공콘텐트의 차이 등 특성들이 상세하게 설명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