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경제활동, 5월 1.3% 성장…밀레이 집권 이후 처음

by방성훈 기자
2024.07.19 10:35:46

5월 경제활동 전월比 1.3% 증가…전문가 예상치 상회
밀레이 작년 12월 집권 후 긴축재정 불구 성장해 주목
연간 물가상승률 여전히 271%…"아직 갈 길 멀어"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지난해 침체에 빠져든 아르헨티나 경제가 지난 5월 올 들어 처음으로 확장했다.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긴축 재정을 실시했음에도 성장세를 보인 것이어서 주목된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사진=AFP)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통계청은 이날 5월 국가의 경제 활동이 전월대비 1.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0.1%를 크게 웃돈 수치다. 전년 동월대비로도 2.3% 성장해 마이너스 성장을 예측한 시장 기대를 보기 좋게 뒤집었다.

밀레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집권 이후 세자릿수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해 공공지출을 대규모 삭감한 가운데 경제가 성장한 것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국가 경제가 지난해 심각한 침체에 빠지면서 밀레이 대통령은 공무원의 연금과 임금부터 거의 모든 공공사업에 대한 정부 지출을 줄였다.

아르헨티나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 동기대비)은 지난해 말 30년 만에 최고치인 25.5%를 기록했으며, 밀레이 대통령의 긴축 재정 이후 6월엔 4.6%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연간 물가상승률은 6월 기준 271%로 여전히 높다.



블룸버그의 아드리아나 두피타 이코노미스트는 “놀랍게도 5월 경제 활동이 강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임금 성장률이 인플레이션에 못 미치고, 페소화 약세가 통화에 민감한 부문에 부담을 주면서 소비자 구매력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5월 성장세는 농업 부문이 주도했는데, 지난해 가뭄에 따른 기저효과로 생산량이 두 배 이상 늘었다. 광업 역시 수출 호조에 힘입어 활동이 증가했다. 반면 국내 소비 지출에 의존하는 건설, 제조, 소매 등은 위축이 지속됐다.

이에 따라 올해 남은 기간 아르헨티나의 경제 활동은 여전히 뒷걸음질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진단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아르헨티나의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3.5% 감소하고 2025년에는 5% 회복될 것으로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경제가 제대로 가동하려면 통화 통제를 해제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지만, 아르헨티나 정부는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질서하게 해제하면 인플레이션이 더 심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블룸버그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고물가 또는 경기침체 고통을 얼마나 감내할 수 있을 것인지가 미래 밀레이 대통령의 지지율에 대한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현재 지지율은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