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심해 가스전 첫 시추지로 ‘대왕고래’ 유력…12월 착수 목표

by김형욱 기자
2024.07.16 10:04:50

석유·가스 매장량 최다 추정 유망구조
내년 상반기 첫번째 시추 결과 나올듯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동해 심해 가스전 첫 탐사시추지로 유망구조의 하나인 ‘대왕고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석유공사의 동해 대륙붕 탐사 모습. (사진=석유공사)
16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최근 기술 평가와 전문가 검증을 거쳐 첫 시추공 위치를 대왕고래로 잠정 확정하고 산업통상자원부에 시추 승인을 준비 중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앞선 6월3일 경북 포항시 영일만 일대 제8광구에 석유·가스가 35억~140억배럴 존재할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석유공사는 앞서 미국 액트지오의 자문을 토대로 동해 8광구와 6-1광구 일대에서 7개의 석유·가스 매장 유망 구조를 발견했고, 각 구조에 △대왕고래 △오징어 △명태 등 해양생물의 이름을 붙여 관리해왔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올 12월부터 4개월 간 1000억원을 들여 첫 탐사시추를 진행할 계획이다.

첫 시추지로 낙점된 대왕고래는 이중에서도 석유·가스 매장량이 가장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이다. 8광구와 6-1광구 북부에 걸쳐 동서방향으로 길게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첫 시추지는 세부 계획 수립 과정에서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첫 시추지는 아직 최종 결정된 바 없다”며 “현재 시추지를 포함한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규정에 따라 시추 30일 전 산업부의 최종 승인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첫 후보지 선정 작업을 마무리하는 대로 배후 항만과 시추선 현장 배치 등 실무 작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탐사시추 때 획득한 자료 분석에 통상 3개월가량이 걸리는 만큼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1차 시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첫 탐사시추 결과는 이후 전체 사업 추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유망구조 1곳당 개발 성공 가능성을 약 20%로 보고 있는 만큼 상업성 있는 광구를 확보하려면 향후 수년에 걸쳐 5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5곳 이상에 대한 탐사시추를 진행해야 한다. 즉 국회 논의를 거쳐 정부 예산을 확보하거나, 해외 투자유치에 나서야 하는데, 상업 시추 가능성을 두고 여러 논란을 빚었던 만큼 첫 시추 분석 결과에 따라 향후 예산 확보도 어려워질 수 있다.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첫 탐사시추 착수금 성격의 예산 120억원을 확보한 가운데 해외투자 유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는 엑손모빌 등 해외 메이저 유전 기업을 대상으로 이번 사업을 알리는 ‘로드쇼’를 진행 중이다. 정부 역시 ‘사이닝·생산 보너스’ 등 정부와 해외투자자가 국부 유출 논란 없이 합리적으로 수익 배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보완 방안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