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KB금융, 계열사 CEO 9명 임기만료…연말 인사 관전포인트는

by김유성 기자
2021.11.25 11:00:00

실적, 조직 안정 면에서 '우수한 평가'
KB금융, 계열사 13곳 중 9곳 CEO 임기만료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신한금융과의 실적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KB금융이 연말 대규모 인사를 앞두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과 증권사와 보험 등의 주요 계열사 CEO들이 올해말 임기를 앞두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 임원 대부분도 올해 말이 임기다. 조직 안정 속에 변화를 추구하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경영 철학에 따라 디지털 역량을 갖춘 새 인물들이 올라올지 관심이 모인다.

연말 인사 앞둔 KB금융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24일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다음달 계열사 대표추천위원회(대추위)를 구성한다. 대추위 좌장은 윤종규 KB금융 회장으로 사외 이사들과 함께 CEO들의 연임과 신규 선임 여부를 논의한다. 내달 중순 정도 CEO 인사가 마무리 되면 연말께 각 계열사별로 임원 인사가 단행된다.

이번 인사의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다.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KB국민은행의 허인 행장의 연임 여부와 ‘새로운 피’의 등장이다. 우선 허 행장의 4연임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내부 파열음도 없는 편이다. 다른 은행들이 골머리를 썩던 사모펀드 사태 등도 피해갔다. 어느 때보다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가 “행장으로서의 업적은 나무랄 데가 없다”고 말할 정도다.

KB국민은행 당기순이익 (조원)
다만 윤종규 회장의 임기가 아직 남아 있고 혹여 있을 후임 구도를 고려했을 때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허 행장 외 다른 잠재 후보군의 길을 열어주기 위한 목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의 비중이 적어졌다고는 하지만 금융그룹 회장이 되기 위해서는 행장직을 필수 코스로 여기는 측면이 있다”면서 “회장 잠재 후보군 중에서 아직 행장직을 경험하지 못한 이들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외의 인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KB금융 회장 후보로 추천됐던 당시 양종희 KB손보 대표와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의 약점 중 하나가 ‘행장직 무경험’이었다.

KB금융그룹 CEO 임기 만료 상황
지난해 윤 회장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했다. ‘2년 임기 + 1년 연임’이라는 관례를 깨고 허 행장이 3연임을 했고 증권과 카드사 CEO들도 연임을 했다.



24일 현재 기준 KB국민은행장을 포함한 KB금융 계열사 CEO 14명 중 5명을 제외한 9명이 올해 말 임기를 앞두고 있다. 이중 상당수는 임기 3년 이내 CEO들로 올해 인사가 날 가능성은 낮다.

은행을 제외한 주요 계열사 중 KB증권 CEO는 연임될 가능성이 높다. KB증권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고 박정림 KB증권 대표는 한 때 차세대 여성 국민은행장으로 꼽히기까지 했다.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의 연임 여부도 관심사다. 이 대표는 지난 2018년 1월 대표로 선임돼 계열사 CEO 중 허 행장 다음으로 오래 재임했다. 생활금융이 강조되고 있는 시대에 카드사 페이 서비스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중용될 가능성은 있다.

보험사 CEO 3명 중 2명(KB손보, 푸르덴셜생명)은 선임된 지 채 2년이 안됐다. 아직 교체할 시점은 아니라는 의견이 유력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윤 회장의 후임을 염두에 둔 인사가 아니라면 대규모 파격 인사는 없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계열사 CEO 인사가 소폭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있는 반면 KB국민은행 내 부행장과 임원급 인사는 적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허인 행장을 포함한 KB국민은행 임원 24명 중 19명이 올해말 임기를 앞두고 있다. 올해 승진했거나 새로 영입된 임원 5명만이 2022년 혹은 2023년말까지 임기를 부여 받았다.

눈에 띄는 점은 디지털 인재들의 잔여 임기다. 내년 말까지 임기를 보장받은 임원 5명 중 3명이 디지털과 관련된 임원이다. KB국민은행 내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는 윤진수 부행장, 조영서 전무, 네이버 출신으로 KB국민은행에 합류한 박기은 전무다. 이들 모두 지난해와 올해 KB국민은행 내 디지털 역량을 높이기 위해 영입된 이들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경향성을 두고 봤을 때 젊은 디지털 임원들이 새롭게 올라올 수 있다고 봤다. 이번 인사를 통해 국민은행의 디지털 경영 전략을 엿볼 수 있다는 기회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