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국감 결산..통신 '안도' 인터넷 '울고' 방송 '이해갈려'

by김현아 기자
2017.10.15 14:40:39

[이데일리 김현아 김유성 기자] 올해 국정감사는 ‘적폐청산’이냐, ‘신적폐’냐를 두고 논란이 뜨겁지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위원장 신상진)는 정책 국감의 성격이 짙었다.

지난 12일과 13일 진행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한 첫 국감은 과거와 달리, 국감에 출석한 기업인 증인을 다그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증인 출석에 감사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12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감장에서 발언하는 유영민 장관(왼쪽, 과기정통부 제공), 13일 국회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장에서 증인선서를 하는 이효성 위원장.(연합뉴스 제공)
다만 통신, 인터넷, 방송 등 분야별로 국감 분위기는 달랐다. 통신은 강제적 통신요금 인하 분위기가 한풀 꺾이면서 오히려 2019년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위한 투자 재원 확보에 도움이 되는 주파수이용대가, 전파사용료 인하 문제가 거론됐다.

반면 인터넷 분야는 포털 창업자 증인의 불출석 논란부터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법 발의까지 이어졌으며, 종합편성채널 역시 광고와 의무전송을 둘러싼 특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지상파는 한 달 넘게 진행된 KBS·MBC 파업 사태를 바라보는 여야의 인식 차가 극명하게 갈리면서 공영방송 정상화냐, 장악이냐를 두고 목소리를 높였고, 내년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TBS교통방송의 법적 지위와 유사보도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2017 국감 업종별 기상도
통신 업종은 가계통신비 인하 대안으로 단말기 가격 인하 문제가 부각되면서 여야 할 것 없이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고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 정도가 ‘요금인가제’를 폐지하고 ‘사전신고제’를 도입해 요금경쟁을 전면화하자고 주장했을 정도다. 정부가 준비 중인 ‘보편 요금제’에 대한 언급은 추혜선 의원(정의당) 정도였다. 다만, 국제전화 로밍 데이터 요금 인하와 과장 광고 논란이 불거지기는 했다.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에서 다시 한번 2019년 5G 세계 최초 상용화가 언급되면서 중복투자를 줄이고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설비 개방이나 주파수 이용대가 인하 등의 지적도 나왔다.



인터넷 업종은 포털이 온라인 뉴스 유통과 검색 시장을 과점하고 있으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자유한국당 의원을 중심으로 이어졌다, 또 여야 할 것 없이 네이버와 카카오 창업자들의 증인 불출석을 문제 삼았다.

조선일보 편집국장 출신 비례 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강효상 의원(자유한국당)과 서울신문 논설위원이었던 박대출 의원(자유한국당)은 포털 뉴스 배열 등이 정치적 편향성이 반영됐다고 주장했고, 김성수·고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아프리카TV의 별풍선을 문제 삼으며 규제를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여야 모두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 외국계 IT기업의 국내 법 준수 문제와 국내 기업과의 규제 역차별 문제를 제기했지만, 자칫 이들에 대한 규제를 높일 경우 국내 인터넷 기업의 규제 수준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TBS교통방송의 인기 프로그램인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 분야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을 둘러싼 공방외에 TBS교통방송의 법적 지위와 유사보도 논란이 제기됐다. 내년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당이 ‘민주당에 유리한 방송이 보도기능이 없는 TBS에서 방송된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에 CBS도 전문편성 사업자인데 뉴스보도나 대담 프로그램을 한다는 지적이 일자, 김경진 의원(국민의당)은 “CBS와 달리 TBS는 정당 당적을 가진 서울특별시장이 인사권을 행사하고 방송국 직원들 신분이 지방행정직 공무원이다”라면서 “이를 그대로 허용할 경우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 전국의 광역지자체장들이 전부 본인이나 정당을 위해 방송국을 차리고 정치 토크쇼를 하는 걸 허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정치권은 12월 초로 다가온 지상파 방송 재허가 심사와 종편 재허가(MBN) 심사에 공정성을 주문했고, 변재일(더불어민주당)·윤종오(무소속) 등은 종편 중간광고 허용이나 의무전송을 하면서 플랫폼사에 돈(CPS, 가입자당매출)을 받는 것은 특혜라고 지적했다. 지상파에 중간광고를 허용하고 종편의 의무전송 제도를 바꿀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경진 의원은 CJ E&M에 방송통신발전기금 부가를 요구했다.

▲CJ E&M이 서비스하는 인기 채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