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에 커버리지 개시 급감… “발굴할 종목 없어”

by이명철 기자
2016.02.21 14:25:54

올해 신규 커버리지 개시 종목 전년 대비 35%↓
변동성 커져 예측 어려워도 투자의견 ‘매수’ 일색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연초부터 국내 증시가 휘청하고 있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에 위축된 투자심리가 위험자산인 주식보다는 안전자산으로 쏠리는 양상이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새로운 종목을 발굴하는 움직임 역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19일 현재까지 증권사가 투자의견을 제시하며 커버리지를 개시한 보고서는 총 56개로 집계됐다. 85개 보고서가 나왔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분의 1가량 줄어든 셈이다. 지난해 유가증권·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업체가 13년 만에 최대인 122개에 달했음에도 새로운 커버리지 개시가 활발하지 않았던 것이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 종목 보고서가 26개로 전년동기(47개)보다 40% 이상 줄었다. 이는 연초부터 코스피지수가 크게 빠지면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투자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19일 종가 기준 코스피지수는 지난해말보다 약 2.3% 하락했다. 1월 한 달 동안에만 2% 이상 내렸고 2월 둘째 주에는 11~12일 이틀새 4.30% 급락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했던 코스닥 종목 보고서는 30개로 전년동기(38건)보다 소폭 줄어드는데 그쳤다. 다만 코스닥지수는 이달 들어 서킷브레이크가 발동하는 등 급락하며 우려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주요 종목들을 보면 코스피는 키움증권과 하나금융투자 두 곳이 한미약품(128940)에 대해 커버리지를 개시했다. 지난해 11월 5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으며 주가가 급등, 관심이 모였기 때문이다. 의약품 업체인 부광약품(003000)과 유한양행(000100)도 새로 투자의견이 제시됐다. 이밖에 삼성SDI(006400), 삼화콘덴서(001820), 일진머티리얼즈(020150) 등 전기차 관련주와 GS리테일(007070), 사조오양(006090), 오리온(001800), 하이트진로(000080) 등 음식료 관련주도 눈에 띄었다.



코스닥은 게임업체인 컴투스(078340)와 제약업체 휴메딕스(200670), 케어젠(214370)이 복수 증권사들의 커버리지에 포함됐다. 컴투스는 인기작 ‘서머너즈워’ 이후 신작 ‘원더택틱스’ 흥행 기대감이 주목을 받았고 휴메딕스·케어젠은 필러 사업 성장이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이밖에 게임빌(063080), 로엔(016170), 액토즈소프트(052790), 웹젠(069080), 조이시티(067000) 등 콘텐츠 관련업체와 ISC(095340), 심텍(222800), 아모텍(052710), 크루셜텍(114120), 테크윙(089030) 등 정보통신(IT)·반도체업체에 대한 신규 보고서도 나왔다.

신규종목 발굴에 가장 열심이었던 증권사는 하나금융투자로 총 9개 종목에 대해 새로운 투자의견을 냈다. 이어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이 각각 7개의 신규 종목 보고서를 제출했다.

주식시장 상황과 보고서 수에 관계없이 새로 매겨진 투자의견은 ‘매수(Buy)’ 일색이었다. 올해 신규 투자의견 중 ‘매도(Sell)’는 한곳도 없었고 ‘중립(Hold, Neutral, Marketperform)’은 3개에 불과했다. 4개 종목에 대해 중립을 제시했던 전년동기보다도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상승장은 물론이고 하락장에도 “이 주식을 팔라”고 말하는 분위기가 여전히 형성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