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피다, 살기위해 어디에 손뻗을까..마이크론 유력
by임일곤 기자
2012.02.28 11:37:25
엘피다, 법정관리 신청으로 재기 시간벌어
마이크론 자금지원 유력..도시바도 제휴 후보
[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자금난으로 벼랑 끝에 몰린 일본 엘피다가 결국 회사갱생법(법정관리) 적용을 신청한 것은 자력으로 생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장 파산을 면하는 대신 부활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법정관리란 극약 처방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법정관리로 넘어간 이후 엘피다가 어떠한 방식으로 재기에 나설지 앞으로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 ▲ 27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엘피다의 사카모토 유키오 사장 등 경영진들이 기자회견장을 열고 "불편과 심려를 끼치게 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출처:닛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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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업계 전 세계 3위, 일본내 1위 엘피다는 그동안 자금난을 타개하기 위해 일본 정부에 공적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대만 난야 테크놀러지스 등에 자본 참여를 요청했지만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엘피다는 총 3581억엔 차입금을 갚아야 하며 당장 오는 4월까지는 920억엔을 상환해야 하며 실질적인 보유 현금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 결국 정부 및 채권단과 채무상환 협상에 실패한 엘피다는 자력으로 생존하기는 어렵다고 판단, 법정관리란 마지막 카드를 선택했다.
법정관리로 넘어가면 자산 매각이나 경비 절감, 공적자금 지원 등을 거쳐 부활을 도모할 수 있다. 당장 파산은 면할 수 있게 돼 재기를 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엘피다 경영진도 사업 의지를 꺾은 게 아니다. 27일(현지시간) 사카모토 유키오 엘피다 사장은 법정관리 신청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신속한 사업 재건을 위해 현 경영진을 중심으로 경영을 계속하고, 경영진이 하나로 뭉쳐 회사를 재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회사갱생법을 신청하면 기존 경영진은 퇴임한다. 하지만 엘피다는 주요 채권단 동의를 얻어 사카모토 사장 등이 연임키로 했다. 사카모토 사장은 외부 기업으로부터 자금 지원 등의 방법으로 재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엘피다와 수개월 동안 자본 업무 제휴협상을 해온 마이크론이 엘피다 재기를 이끌 유력한 자금 지원 업체가 될 것이라고 봤다. 엘피다가 법정관리로 넘어가면서 거액의 부채를 떠안아야 할 필요가 없어진 만큼 마이크론 입장에선 제휴하기에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D램 업계 전 세계 4위 마이크론은 각각 1, 2위인 한국의 삼성전자(005930)와 하이닉스(000660)에 대항하기 위해 엘피다와의 통합을 추진한 바 있다. 엘피다를 인수할 경우 점유율을 높여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이 엘피다와 유리한 제휴 협상에 나설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론 주가는 한때 10%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