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청소년 돌보고 화재현장 뛰어든 의인에 LG 의인상
by김응열 기자
2023.05.11 10:00:00
24년간 지역 청소년에 안식처 제공한 이정아씨 선정
화재현장 뛰어든 故성공일 소방교와 조연제 경위도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LG(003550)가 우리 사회를 위해 헌신한 3인을 선정해 LG 의인상을 수여했다.
LG복지재단은 24년간 도움이 필요한 지역 청소년들을 가까이서 돌봐온 이정아씨, 화재 현장에서 시민을 구한 고(故) 성공일 소방교와 조연제 경위 등 3명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했다고 11일 밝혔다.
이정아씨는 대학생이었던 지난 1988년 경기도 부천에서 야학과 공부방 등에서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을 가르치기 시작해 이후 24년간 묵묵히 선행을 이어왔다.
이씨는 2004년 지역 기반의 청소년 공동체인 ‘물푸레나무’를 발족해 운영하고 있다. 2011년부터는 가정폭력 등 다양한 사연으로 집을 나와 배회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무료 급식차량을 운영했다. 2016년부터 이를 더 확장해 청소년 무료급식소인 ‘청소년 심야식당 청개구리’를 열고 식사와 쉴 곳을 내주고 있다. 현재까지 식당을 이용한 청소년은 6000명이 넘는다.
이씨는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가정과 자립주거공간도 지원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고민상담버스 ‘청개구리 충전소’를 운영해 청소년들이 스스로 어려움을 이겨낼 힘을 얻도록 돕고 있다. 이씨의 도움을 받은 청소년들은 간호사와 경찰이 되는 등 자립에 성공했고 한 청소년은 사이버대학에 다니며 식당 운영비를 조달하기 위한 협동조합 창립멤버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이씨는 “어려운 환경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보호시설보다 더 절실한 것은 가족처럼 기대어 쉴 수 있는 공동체”라며 “청소년들이 흔들리지 않고 바른 길을 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 고(故) 성공일(왼쪽) 소방교와 조연제 경위. (사진=L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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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와 함께 LG의인상을 받은 성공일 소방교 지난 3월 전북 김제시 주택 화재현장에서 노부부를 구하다 순직했다. 불이 난 집에는 70대 부부가 살고 있었고 아내는 가까스로 구조됐다. 성 소방교는 빠져나오지 못한 남편을 구하기 위해 화재현장에 홀로 진입했으나 두 사람 모두 목숨을 잃었다. 특히 성 소방교는 지난해 5월 임용돼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안타까움을 더했다.
조연제 경위는 지난 4월 경남 사천시에서 아내와 산책을 하던 중 화재 현장을 목격했다. 불이 난 단독주택에는 80대 노모와 60대 아들이 살고 있었으며, 조 경위는 즉시 창문을 깨고 불길 속으로 뛰어 들어가 80대 노모를 구했다. 불길이 심해지고 폭발도 이어진 탓에 건물 재진입이 어려워 60대인 아들은 구출하지 못했지만 80대 노모는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LG 의인상은 2015년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구본무 전 LG 회장의 뜻에 따라 만들어졌다. 2018년 구광모 LG 회장이 대표로 취임한 이후에는 사회 곳곳에서 타인을 위해 오랜 기간 묵묵히 봉사와 선행을 다하는 일반 시민으로 시상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까지 LG 의인상 수상자는 총 19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