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위기로 인플레 본격화…펩시코 “내년에도 가격 또 올린다”

by김무연 기자
2021.10.06 10:22:45

포장용 캔과 병 부족…트럭 운전사 구인난도 심각
펩시코, 최근에도 탄산 음료 및 과자 가격 인상
“인플레이션 충격을 견디기 위한 결정”
코카콜라·P&G 등도 비용상승 반영해 가격 인상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펩시콜라로 유명한 펩시코가 내년 1분기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최근 탄산음료와 스낵 등 가격을 올렸음에도 글로벌 물류난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단 설명이다. 공급망 문제가 상품 인플레이션을 본격화하는 것 아니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펩시콜라(사진=AFP)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펩시코가 공급망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내년 초에 가격을 다시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펩시코는 자사가 생산하는 게토레이의 병이 부족한데다 트럭 운전사 부족에 따른 물류난 등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단 입장이다.

앞서 펩시코는 원자재 가격 상승을 근거로 최근 몇 주 동안 탄산음료와 과자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 몇 달 동안 펩시코는 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 규제가 약화됨에 따라 음식점과 극장에서 음료 수요가 급증했고, 이에 따라 캔과 병 등 포장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펩시코는 영국 사업에서도 난관에 봉착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영국의 브렉시트 정책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트럭 운전사가 부족해짐에 따라 물류에 큰 차질을 빚었다는 분석이다.



휴 존스턴 펩시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공급망 차질은 올해 말까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며, 슈퍼마켓에서 펩시콜라가 부족한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인플레이션의 충격을 견디기 위해 내년 1분기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펩시코 외에도 많은 소비재 회사들이 코로나19와 공급망 혼선으로 화물, 연료 및 임금을 비롯한 식용유, 알루미늄 등 원자재값도 상승하면서 비용 압박에 직면해 있다. 펩시코의 경쟁사인 코카콜라와 기저귀 등 생활필수품을 생산하는 프록터앤드겜블(P&G)도 높은 비용 상승을 타개하기 위해 꾸준히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고 CNBC는 짚었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달 4일 마감된 3분기 펩시코의 순매출은 201억9000만달러(약 24조원)을 기록하며 전문가들의 추정치를 11.6% 웃돌았다. 비용은 유통과 마케팅 지출 증가로 10% 이상 올랐다.

건강을 중시하는 문화가 형성되며 고가 유기농 제품의 매출 수요가 두드러졌다. 펩시코의 3분기 유기농 매출은 9% 증가했고, 증가분 중 5%포인트는 고가의 제품 판매에서 나왔다. 펩시코는 2021 회계연도 유기농 제품 매출의 성장 전망치를 6%에서 8%로 상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