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하반기 인천공항에 입국장 면세점 들어선다

by김형욱 기자
2018.09.27 09:30:00

반년 시범도입 후 김포·대구 등 전국 확대 추진
운영사 중소·중견기업 한정…수익도 공익 활용
600달러 한도 그대로…담배 및 검역대상 제외

올 8월1일 문 연 인천공항 탑승동 신세계면세점 모습. 인천공항공사 제공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내년 하반기 이후 인천공항에 입국장 면세점이 들어선다. 출국 때 산 면세품을 여행기간 내내 들고 다니는 불편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27일 제6차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내년 하반기 반년 동안 인천공항에 입국장 면세점을 시범 운영 후 김포, 대구 등 전국 주요공항에 확대한다는 내용의 입국장 면세점 도입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1인당 판매 한도는 휴대품 면세 한도와 같은 600달러(약 670만원)를 유지한다. 담배는 면세점 내 혼잡과 내수시장 교란 우려를 이유로 판매하지 않는다. 검역 우려를 고려해 과일, 축산물 등 검역대상 품목 판매도 제한한다.

운영업체는 중소·중견기업으로 한정한다. 면세점 내 중소기업 명품관도 운영한다. 매장면적의 20% 이상을 중소·중견기업 제품으로 구성하는 안도 내놨으나 실제 적용은 소비자 편의 등을 고려해 내년 2월까지 확정키로 했다. 면세점 임대수익은 내년 3월까지 정하되 저소득층 지원 등 공익 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입국장 면세점 도입의 최대 걸림돌이던 세관·검역 부실 우려를 막기 위한 대책도 마련한다. 면세점 내 마약, 금괴 등 불법물품 거래를 막기 위한 CCTV 설치를 늘리고 검역탐지견도 추가 배치한다. 입국장 면세점 이용자 별도 통로 운영으로 세관 검사 효율화도 모색한다.



정부 관계자는 “내국인이 출국 때 산 면세품을 여행기간 동안 계속 휴대하는 불편을 줄이고 해외소비의 국내 전환을 꾀하고자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추진키로 했다”고 말했다. 내국인 출국자 수는 지난해 2650만명, 올 상반기 1432만명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입국에 앞서 선물·기호품을 미리 사는 수요도 일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 관광객 숫자는 지난해 1334만명, 올 상반기 722만명으로 내국인 출국자 수의 절반 수준이다.

현재 전 세계 73개국 149개 공항에서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도 지난해 4월 도입해 4개 공항에서 운영 중이며 중국도 베이징·상하이 등 21개 공항에 입국장 면세점이 있다.

소비자는 반기는 분위기다. 앞선 인천공항공사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84%가 입국장 면세점 도입에 찬성했다. 그러나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인천공항 1~2터미널 내 예정 부지가 둘 다 400㎡에도 못 미치는 게 제약 요소다. 1인당 판매액도 그대로다. 인터넷면세점 판매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걸 고려하면 입국장 면세점보다는 입국장 인도장이 효율적이란 지적도 있다. 기내 면세점을 운영해 온 항공업계나 기존 면세업계도 매출 악영향을 내심 우려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올해 정기국회에서 관세법을 비롯한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한다. 또 내년 3~5월 중 사업자 선정 절차를 거쳐 내년 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설치·운영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세관과 검역본부, 출입국관리소, 공항공사 등 유관기관 협의체를 구성해 보완사항을 협의·조정한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모습. 사진 뒤 셔터가 내려진 곳이 면세점 예정 공간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