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의 동침..KT-LG유플러스, ‘NB-IoT’ 함께 키운다

by김현아 기자
2016.11.03 10:00:00

‘17년 1분기 상용화 위해 네트워크 협력
칩셋, 모듈 등 핵심제품 공동 소싱
글로벌 기구 공동 대응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가 사물간 통신으로 초연결 시대를 만드는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제휴했다. 이동통신 경쟁사인 두 회사가 사업적인 측면에서 공조한 것은 이례적이다.

SK텔레콤(017670)이 주도하는 ‘로라(LoRa, Long Range)‘와 다른 기술인 ’NB-IoT‘를 제시하며 본격적인 경쟁을 선포한 것이다.

KT(회장 황창규, www.kt.com)와 LG유플러스(부회장 권영수, www.uplus.co.kr)는 3일 광화문 KT 사옥에서 간담회를 열고, 양사간 적극적인 사업협력을 통해 내년 1분기에 NB-IoT 상용화를 공동 추진하고 사물 인터넷 시장을 ’NB-IoT‘ 기술 중심으로 이끌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NB-IoT 네트워크 조기 상용화 공동추진 ▲칩셋, 모듈, eSim, 단말 등 IoT 핵심 제품의 공동소싱 ▲국내 주요 협단체 및 글로벌 기구 활동 공동 대응을 기본 방향으로 한다.
NB-IoT(NarrowBand-Internet of Things)는 저전력 장거리 통신이 가능한 기술로 높은 안정성을 바탕으로 스마트 가로등, 스마트 미터링 등 스마트 시티(Smart City)는 물론 빌딩 이상징후 확인, 미세먼지 측정과 같은 안전·환경 산업 IoT 분야에도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대표적인 사물 인터넷 표준 기술이다.

이번 협력은 양사의 협력사를 대상으로 양사 NB-IoT 기술지원 실증 센터 공동 개방, NB-IoT 해커톤 공동 개최 등 향후 IoT 생태계를 NB-IoT 중심으로 구축하고 관련 시장을 빠른 시일 내에 창출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스타트업은 물론 500개가 넘는 KT의 GiGA IoT Alliance 회원사와 LG유플러스의 협력사들의 동참도 예상된다.

김준근 KT GiGA IoT사업단장은 “그간 공동의 시장 창출보다는 경쟁에 치중했던 통신시장에서 LG유플러스와의 사업협력은 그 의미가 크다”며 “ KT는 LTE-M 세계최초 상용화 등 성장성이 높은 소물인터넷 사업에 집중해왔고 이제 국내뿐 아닌 전세계적으로 무한한 성장이 예상되는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LG유플러스와 지속적으로 협력 범위를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안성준 LG유플러스 IoT사업부문장은 “LG유플러스는 홈, 공공, 산업 분야에서 IoT를 적극적으로 구축해 네트워크부터 플랫폼까지 총괄하는 종합 솔루션을 제공해 왔다”며, “KT와의 사업협력을 통해 IoT 생태계 조기구축과 시장성장 가속화를 유도해 국내 NB-IoT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먼저 NB-IoT 네트워크의 조기 상용화를 위해 공동으로 기술 표준화를 추진하는 한편 ‘17년 1분기 중 NB-IoT 상용화를 공동추진하고, 내년 내 전국망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또한 국내외 주요 IoT 제조사들과 협력을 확대해 칩셋, 모듈, eSim, 단말 등 IoT 핵심부품 공동소싱을 검토할 예정이다. 공동소싱을 통한 물량확보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이를 통해 스타트업 등 다양한 사업자들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다양한 서비스에 조기 적용한다는 것이다.

양사는 공동 사업추진뿐만 아니라 정부의 IoT 정책에 공동대응하고 사물인터넷 협회 등 국내 협단체와 연계해 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우리나라 중심의 글로벌 표준화, 기술 리딩을 위한 협력을 진행하여 주요 글로벌 협력기구들이 NB-IoT를 기술표준으로 채택하고 이를 각 국 IoT산업에 표준으로 적용시키도록 공동대응하고 세계 NB-IoT 시장 확대를 위해 상호 협력키로 했다.

현재 네트워크는 사람 및 고속 이동대상의 5G(고속/대용량)와 사물 대상 소물인터넷(저속/저용량)으로 기술 진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들이 현재의 네트워크를 통하여 수용될 경우, 네트워크의 포화가 예상되기에 소물인터넷 시장은 향후 급속히 증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환경 변화를 대비해 KT는 동북아 최대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 NTT도코모와 정기 협력체계를 갖추고 있고 LG유플러스도 사물인터넷포럼 의장사로서 산o학o연o관 협력을 통한 IoT 관련 기술, 서비스 보급과 표준화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양사는 발 빠르게 해외시장에 진출하여 글로벌 주요 통신사는 물론 제조사, 솔루션 사업자들과 적극적인 연대가 이뤄지면 NB-IoT 중심으로 사물인터넷 시장이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사는 이번 협력으로 NB-IoT 단말을 제조하는 기업들에게는 국제 표준기술을 따르는 제품생산으로 해외진출이 용이해지고 KT LG유플러스 모두에게 제품공급이 가능해져 실질적인 혜택이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일반 소비자들의 경우에도 해외 여행시 가방 위치추적 등 NB-IoT 로밍 기반 다양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NB-IoT는 이동통신망의 좁은 대역을 이용해 150 kbps 이하의 데이터 전송 속도와 8km 이상의 장거리 서비스를 지원하는 협(狹)대역 사물 인터넷 표준 기술로, 전력 소비가 적으면서 가스·수도·전기 검침, 위치 추적용 기기 등과 같이 원거리에 있는 사물 간의 통신에 적합하다.

양사는 저전력 장거리 무선통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또 다른 IoT 기술인 ’로라(LoRa, Long Range)‘와 비슷하지만, 비면허 주파수를 사용하는 로라 대비 NB-IoT는 LTE 전국망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촘촘한 커버리지와안정적인 서비스 품질을 제공하는데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 같은 장점 때문에 현재 2017년 4분기 NB-IoT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는 차이나 모바일을 비롯하여 AT&T, T-모바일, 차이나텔레콤, 보다폰 등 글로벌 대형 통신사들이 투자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며 NB-IoT 기술을 활용한사물 인터넷 시장 진입을 예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NB-IoT망 구축을 통해 가장 먼저 추진할 사업은 유틸리티(utility, 공익사업) 분야다. 기존의 가스, 수도, 전기 계량기를 NB-IoT 기반 계량기로 교체하여 원격검침 및 관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부가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산업 IoT 분야에서는 기업 전용 NB-IoT망 구축을 통해 화물추적 등 물류관리, 유해가스 감시 등 환경 관리, 주요설비 모니터링 등 생산효율화로 고객사의 요구에 최적화된 사물 인터넷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스마트 시티 분야에서는 에너지, 환경, 교통 등 3대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양사는 각종 오염 및 자연 재해대응을 위한 실시간 감시체계와 스마트 신호등, 스마트 파킹 등 지능형 교통 관제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양사 협력으로 스마트 시티 사업이 구축되면 에너지 분야에서는 LED 가로등 제어로 에너지 비용절감이 가능해지고, 환경 분야는 대기상황의 모니터링과 수질자동관리, 그리고 교통 분야는 교통사고 방지 시스템과 스마트 주차관리가 가능해져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생활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 관계자는 반려동물 위치추적, 농작물, 신선식품 등의 자산관리와 같은 분야에까지 NB-IoT를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공동 협력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