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찾는 웅진식품..후보군들은 "아직…"

by정재웅 기자
2013.01.18 15:41:35

농심·롯데·CJ 등 거론..SPC·동원F&B도
후보 거론 업체들 대부분 ''모르쇠''로 일관
채권단 내부에서도 이견 있는 듯

[이데일리 정재웅 기자] 법정관리중인 웅진홀딩스가 주력 계열사인 웅진식품을 매물로 내놓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과연 누가 새 주인이 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인수 후보로 꼽히는 기업들은 모두 “아직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채권단 내부에서도 이번 웅진식품 매각건에 대해 이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상황은 ‘오리무중’이다.

18일 업계 등에 따르면 웅진홀딩스 채권단은 최근 웅진식품을 매각키로 하고 일부 식품 업체들에게 인수 의사를 비공식적으로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재 농심(004370), 롯데칠성(005300), CJ(001040) 등이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도 SPC그룹과 동원F&B(049770) 등도 이번 매각건에 대해 관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웅진식품은 얼마전 분리된 코웨이, 씽크빅과 함께 웅진그룹의 대표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계열사다. 영업 규모나 내용면에서 견실해 채권단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웅진식품은 ‘아침햇살’과 ‘초록매실’ 등의 브랜드로 알려진 식음료 회사다. 지난 2011년 매출 2195억원과 영업이익 98억원을 거뒀다. 작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765억원, 영업이익은 53억원이다. 웅진홀딩스가 최대주주이며 지분은 약 48% 가량이다.

업계에서는 식음료 분야가 취약하거나, 이 분야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기업들이 인수 후보군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우선 후보군으로 꼽히는 곳은 농심이다. 지난해 제주개발공사와의 소송에서 패하면서 연 2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자랑하던 ‘삼다수’를 광동제약에 뻬앗긴 상황이다. 따라서 웅진식품 인수를 통해 식음료 사업을 대폭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하지만 그동안 농심은 인수합병 시장에 나섰던 전례가 없어 실제 인수전에 뛰어들 지는 미지수다. 농심 관계자도 “웅진식품 인수건에 대해 논의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의 경우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식음료 업체인만큼 기존 사업 강화를 위해 웅진식품을 인수, 시너지를 내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하지만 롯데의 경우에는 웅진식품을 인수할 경우 독과점 논란에 휩싸일 수도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CJ그룹도 거론된다. 그동안 각종 인수합병 등으로 신사업에 진출해왔던데다, 국내 대표적인 식품업체인 만큼 이번 매각건에 대해 관심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웅진식품이 매물로 나올 경우, 어떤 식으로든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밖에도 SPC그룹과 동원F&B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SPC그룹의 경우 그룹의 핵심사업인 제빵사업이 현재 중소기업 적합 업종 선정 물망에 올라있어 내부적으로 고심하고 있다. 이에따라 웅진식품 인수를 통해 식음료 사업으로 진출, 신사업으로 삼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SPC그룹이 오래 전부터 웅진식품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동원F&B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식음료 사업이 눈에 띄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웅진식품 인수를 통해 외연확장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웅진식품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한편, 이번 웅진식품건을 두고 채권단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웅진식품 매각에 대한 채권단 내부 결정이 전체 채권단의 합의가 아니라 담보가 취약한 일부 채권단 구성원들이 주도해 각 업체들에게 의사를 타진해 본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식음료업계에서 관심이 있는 모양인데, 웅진홀딩스에 대해 가지고 있는 담보가 충분한 채권단 구성원들은 다른 자회사를 매각할 것까지 주장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아마도 담보가 부족한 다른 제2금융권 채권이 웅진식품을 팔아야 한다고 얘기하는것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