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델타 주가조작, 진행과정과 남은 의문점

by한상복 기자
2002.08.29 14:14:44

[edaily 한상복기자] 대우증권 계좌도용은 델타정보통신(39850)에 대한 대규모 작전세력 개입으로 인한 주가조작 사건임이 경찰의 중간수사 결과 드러났다. 특히 4개 세력, 5개 팀이 치밀한 준비과정을 거쳐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를 역할 분담 측면으로 보면 전주 4개 팀과 증권가 2개 팀으로 나뉜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 더구나 이 과정에 주요 증권사 지점장과 실무자들까지 대거 관여했다는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증권시장 전반에 일파만파의 회오리를 불러올 전망이다. 경찰은 대우증권 안 대리와 수배중인 정씨를 각각의 중심으로 놓고 그 주위에 4개의 세력이 붙은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각 세력을 A, B, C, D 등으로 구분했다. 작전세력 A에는 2개 팀이 들어 있다. 이 씨 2팀과 정씨 팀이다. B세력은 이씨 1팀이며 C세력은 배씨 팀, D세력은 임씨 팀 등이다. 안 대리와 정씨 간의 연관관계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들이 처음부터 공모를 하고 사건을 벌인 것인지 아니면 제각각 움직이다가 합류한 것인지는 수사가 좀더 진행되어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작전의 출발은 지난 7월2일 1차세력이 붙으면서다. 1차세력은 정씨 팀과 김씨 팀, 임씨 팀 등으로 구성되었는데 이들은 당시 1310원이었던 주가를 2300원대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7월15일 이들의 자금부족으로 주가가 하락했다는 것이 경찰의 분석. 7월15일은 델타정보의 옛 주주들이 새 주주에게 주식을 넘기기로 계약을 맺은 날이었다. 주가가 하락하자 곧바로 2차세력이 붙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2차세력은 이씨 1팀과 정씨 팀 등으로, 장내에서 주식을 매집하면서 주가를 다시 올렸다. 델타정보는 18일과 19일 이틀간 상한가를 쳤다. 그러나 경찰은 7월19일에 작전세력 내부에서 일탈이 일어났다고 해석한다. 어느 한쪽에서 주식을 처분했을 가능성을 뜻한다. 결국 7월25일 주가가 2190원으로 떨어지자 이 때 3차세력이 가담했다. 3차세력은 이씨 2팀과 배씨 팀 등이다. 이들이 활동을 개시하면서 주가는 다시 올랐으며, 이들은 "8월말 쯤에 기관이 큰 물량을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을 낸 뒤 주가가 받쳐치면 처분하고 손을 턴다는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 경찰의 분석이다. 한편 이번 경찰의 조사 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문점은 남는다. 이번 건에 가담한 사채업자들이 이들 세력의 말만 믿고 자금을 내주었겠느냐 하는 점이 첫번째다. 작전 초기 주가를 끌어올리는데 투입했던 자금을 이들이 어떤 경로를 거쳐 마련했는지 밝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2차 작전 때는 주식 현물을 사채업자들엑 담보로 맡기고 추가자금을 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으나 1차 작전 소요자금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또한 8월13일을 전후로 델타정보의 주식거래량이 엄청나게 늘었다는 것을 볼 때, 아직 밝혀지지 않은 또 다른 세력이 손을 털고 나갔을 가능성을 배제키 어렵다는 점이다. 경찰의 수사발표 결과를 보면, 사고 당일인 23일에 주식을 처분한 세력들에게만 포커스가 맞춰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안씨 형제와 정씨를 배후조종한 더욱 큰 세력이 있지 않겠느냐 하는 점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안씨와 정씨가 실무작업을 맡았을지는 모르지만 전체 작전의 구도를 책임지고 진행했을 것으로 보는데는 무리가 있다"며 "이들 실무자들을 움직이게 한 실체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대우증권 안 대리의 경우, "그가 개인적으로 6억원이나 빚을 졌다는 것을 믿기 어렵다.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증권가에 떠돌고 있다. 이같은 의문은 경찰이 29일 체포한 안씨 형제는 물론 현재 도피중인 정씨를 붙잡아 추궁한 뒤에야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이 끝까지 배후를 은폐할 경우 사건이 이들을 사법처리하는 선에서 종결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증권가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