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복 돌려입은 쿠팡 물류센터, "세탁하는 것 본 적 없다"

by장영락 기자
2020.05.29 10:06:43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나온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방한복과 신발 등 장비들을 공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저녁 MBC는 첫 확진자가 나온 다음날인 24일 오후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촬영된 사진을 공개했다.

이곳은 신선 식품 유통을 위해 지상3층~6층이 영하 20도까지 내려가는 냉장고와 냉동 창고가 있는 곳으로, 작업자들은 방한 목적으로 방한복과 신발 등을 착용하고 업무를 본다. 사진을 보면 층마다 신발장에 방한화가 쌓여있다.

근무자들 증언에 따르면 이런 공용 방한 장비들은 관리도 허술하게 이루어졌다. 한 근무자는 “방한복은 세탁을 한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업무가 계속 이어져 세탁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근무자는 “자기가 직접 방한복을 빨아서 왔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었다”며 “되게 찝찝한 거 참고 입었던 적이 많다고”고 증언했다.



살균 소독 기능이 있는 신발장을 쓰고 있지만 감염사태 후 방역 결과 신발 등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돼 사실상 감염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는 현장 방역과 역학조사 과정에서 작업자들의 모자나 신발에서조 바이러스가 검출돼 감염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29일 오전 기준 부천 물류센터 근무 확진자는 90명대로 증가했다. 전날 정부는 수도권 추가 전파 가능성을 우려해 2주 동안 공공시설 운영을 전면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경기도는 쿠팡 물류시설에 대해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려 사실상 영업중단에 해당하는 조치를 취했다.

한편 고양 쿠팡 물류센터의 경우 근무자 486명에 대한 1차 전수조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다만 고양시 측은 지역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은 센터 직원, 협력업체 직원들이 남아있어 추가 감염 여부는 조금 더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