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바이두 "구글 중국 재도전? 또 다시 이길 자신 있다"

by김인경 기자
2018.08.08 09:54:45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구글이 검색엔진을 통해 중국 시장에 다시 진출하겠다는 소식이 나오자 중국 최대 검색 엔진 기업 바이두가 자신감을 보이며 ‘또 한 번 이길 자신이 있다’는 뜻을 밝혔다.

8일 중국 신경보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리옌훙 바이두 회장은 전날 “바이두가 그동안 구글의 중국 시장 철수로 이득을 누렸다고 여기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증명할 길이 없었다”며 “구글이 다시 돌아와 제대로 한번 붙어도 우리(바이두)는 또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리 회장은 “지난 2000년 구글은 바이두보다 먼저 중국 시장에서 검색엔진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후발주자인 바이두는 기술과 제품 혁신으로 구글을 따라 잡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구글이 중국시장에서 철수했던 2010년 바이두의 검색엔진 시장 점유율은 이미 70%를 넘었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지난 2000년 중국어 검색 엔진을 만들어 선보였지만 10년 후 당국과 충돌을 빚었다. 결국 구글은 서비스를 철수하고 홍콩으로 옮겼고 중국 역시 만리방화벽을 통해 구글의 검색서비스와 지도서비스를 모두 차단했다.



하지만 구글은 중국이란 거대시장에 재진출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해왔다. 지난해 중국에 아시아 첫 AI 연구개발(R&D)센터를 짓기로 발표하고 현지 IT 기업에 대한 투자를 재개하기로 했다. 또 올해는 알리바바 산하 지도 정보 제공업체 ‘오토내비’와 손을 잡고 지도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 1일엔 구글이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 정책을 받아들인 검색엔진을 통해 중국시장에 10년 만에 재도전한다는 보도가 나오기 이르렀다.

이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최근 영문 트위터를 통해 ‘안정은 중국 인터넷 개방의 중요한 전제’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구글이 중국으로 돌아온 걸 환영한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의 법률을 준수한다는 전제가 있다면 시장 진입을 다시 환영한다는 게 이들의 태도였다.

리 회장 역시 “중국의 하이테크 기업들은 오늘날 충분한 능력과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과 선의의 경쟁을 벌여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바이두는 글로벌 인공지능(AI)영역에서 거대한 영향력을 가진 기업으로 전 세계 협력 파트너만 300여 개 사가 넘는다”며 “구글 역시 우리의 협력 파트너”라고 말했다. 리 회장은 “AI 시대를 앞두고 바이두는 이미 전 세계과 함께 기술 영역을 확대해 혁신 성과를 공유할 준비가 충분히 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두는 2분기 매출이 259억7000만위안(4조2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3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바이두가 2005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이래 분기 기준 최고 실적이다. 같은 기간 순익도 45% 늘어난 64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리 회장은 “AI 사업이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고 검색 엔진 매출도 증가해 2분기 실적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