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만㎡ 땅에 경북 먹여 살릴 백신·SMR 산단 들어선다[르포]
by박경훈 기자
2024.09.02 11:00:00
안동, 경주 산업단지 후보지 가보니
안동, SK바사 '경북 바이오 일반산단' 등과 시너지
한수원·월성원전 있는 경주, SMR 산단 새 먹거리
예타 등 거쳐 2030년까지 지역 거점 탈바꿈
[안동·경주=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우리가 어릴 때 봤던 울산·여천 공업단지와는 새로운 방식의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공장을 짓는 것이 아니고, 지역의 거점을 만들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입니다.”(안세창 국토교통부 국토정책관)
| 하늘에서 본 경북 안동 바이오생명 국가산단 후보지 일대. (사진=국토교통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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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30일 신규 산업단지 후보지 15곳 중 바이오생명을 중점으로 하는 경북 안동과 SMR(소형모듈원자로·혁신원자력)을 주력으로 하는 경주를 차례로 방문했다. 지난해 3월 ‘비상경제민생회의’를 통해 발표된 후보지 모두는 윤석열 정부 임기 내 국가산단 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중 일부는 임기 내 착공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발표 1년이 넘은 시점에서 먼저 찾은 안동 풍산읍 노리에 위치한 바이오생명 국가산단 후보지. 이곳은 105만㎡(약 32만평)에 달하는 면적으로 2030년까지 3185억원을 들여 개발할 예정이다. 현재 산단 후보지는 수십여가구가 거주하는 마을과 논, 산지 등 밖에 보이지 않지만, 국내를 대표하는 ‘글로벌 바이오·백신 생산거점’으로 탈바꿈한다는 전략이다.
국토부는 지난 6월 안동 바이오생명 국가산단 후보지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같은달 이곳을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했다. 안동 바이오생명 산단 후보지의 특징 중 하나는 이미 인근에 ‘경북 바이오 일반산단’이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이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 한국콜마 등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국제백신연구소 안동분원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이같은 장점을 이용해 백신과 의료용 대마인 헴프(HEMP)를 활용한 ‘경북 북부권 바이오 백신 클러스터’로 발전한다는 포석이다.
입지 또한 우수한 편이다. 이미옥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역개발팀 차장은 “바로 앞에 국도 34호선과 중앙고속도로가 다닌다. 이곳에서 5㎞ 지점에 안동역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향후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 개항하면 30분 만에 도착할 수 있어 물류 운반에도 유리하다.
차를 돌려 경주시 문무대왕면 두산리로 향했다. 국토부는 이곳 150만㎡(46만평) 땅에 약 4900억원(미확정)을 들여 2030년까지 SMR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가산단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경주는 한국수력원자력 본사가 들어서 있고, 월성원전과 각종 연구시설이 들어서 있어 미래 원전 사업인 SMR을 육성하기에는 가장 탁월한 입지라는 평가다. 이곳은 이달 경주시와 LH가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기본 협약을 맺고 연내 KDI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SMR은 탑소중립 시대, 빅데이터 시대 등에 따른 전력수요 급증의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대형 원전 대비 뛰어난 안전성을 바탕으로 재생에너지와의 조화를 통해 안정적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아이디테크엑스에 따르면 SMR 시장은 2033년 724억달러(약 97조원)에서 2043년 2950억달러(약 395조원)까지 껑충 뛸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국, 미국, 러시아, 중국 등 국가를 중심으로 시장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이같은 시장성 때문에 경주 SMR 국가산단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도 뜨겁다. 김인전 LH 차장은 “경주시에서 1차 수요조사한 결과 100% 이상이 채워졌다”며 “150개 이상의 기업이 입주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