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8개월만에 도진 AI 공포…가금농가 확산 차단 ‘관건’(종합)
by이명철 기자
2020.10.25 14:36:46
전세계 발생 전년比 2.8배↑…유입 시간문제
출입통제 강화, 일부 농·시장 사육·판매 제한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2년 8개월 만에 국내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가금농가 비상이 걸렸다. 이미 올해 전 세계에서 AI가 기승을 부리면서 국내 유입은 시간문제였다는 평가다. 정부는 앞으로 확산 방지가 중요한 만큼 방역 조치를 강화할 예정이다.
| 25일 충남 천안의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진됨에 따라 인근 가금 농가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천안시 제공 |
|
농림축산식품부는 충남 천안시 봉강천에서 지난 21일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 대한 농림축산검역본부 정밀검사 결과 H5N8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진됐다고 25일 밝혔다.
국내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된 것은 2018년 2월 1일(충남 아산 곡교천) 이후 2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올해 들어 전 세계에서 AI 발생은 크게 늘었다. 올해 들어 10월 23일 현재 전 세계에서 593건의 고병원성 AI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11건)보다 2.8배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9월부터 주변국인 러시아·대만·베트남에서 69건이 발생하면서 겨울 철새를 통한 국내 유입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 21일 환경부의 겨울 철새 서식 현황 조사에서는 전국에 철새 57만수가 도래한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나 구제역은 매개체가 돼지나 오염된 토양 등 육지지만 AI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야생조류의 분변을 통해 감염될 수 있는 만큼 방역이 더 취약한 편이다.
농식품부도 올해 10월부터 내년 2월까지를 특별방역대책기간으로 지정하고 전국 철새도래지 예찰 대상과 축산차량 출입통제 구간을 확대하는 등 AI 발생에 대비했다. 이번에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천안지역도 항원 검출 직후 인근 출입을 통제하는 등 선제 방역 조치를 했다.
앞으로도 신속하고 강화한 방역조치를 추진할 예정이다. 먼저 항원 검출지점 반경 500m 내 사람·차량의 출입을 금지하고 야생조류 방역대(반경 10km) 내 3개 시·군(천안·아산·세종) 소재 철새도래지 축산차량 출입통제 구간은 축산차량 진입을 금지한다.
소규모 가금 사육농장은 전국 단위 가금방사 사육을 금지하고 중점방역관리지구 내 소규모 농장은 다른 농장 가금을 구입·판매하지 않도록 조치했다. 천안시의 전통시장은 가금판매소 운영을 이동제한 해제 시까지 중단한다. 전국 전통시장과 가든형 식당의 살아 있는 초생추·중추(70일령 미만)와 오리 유통은 금지한다.
가금농장은 철새도래지와 인근 경작지 출입 통제와 생석회 벨트 구축, 그물망 점검·보완을 철저히 하도록 당부했다. 종오리 농장은 종란 반출 시 농장 외부에서 환적·운반차량을 소독해 교차 오염을 막고 산란계 밀집단지도 인근 소독과 차량·사람 소독을 확인토록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언제든지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며 “전국 모든 가금농장에서 차단방역 수칙을 어느 때보다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요청했다.
| 가금농장 조류인플루엔자 차단방역 수칙.(자료=농림축산식품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