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노딜 브렉시트’ 대비 한-영 FTA 조속 추진”

by김형욱 기자
2019.01.16 09:27:00

16일 오후 산별협회와 대책 논의
무협·코트라에 ‘대응 지원 데스크’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따른 통상 차질 우려에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산업부는 30~31일 영국 런던에서 국장급 무역작업반을 열어 ‘노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에 대비한 한·영 FTA 체결 방안을 협의키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김정일 산업부 FTA정책관은 이 협의에서 존 알티(John Alty) 영국 국제통상부 차관보를 만나 이를 논의할 계획이다. 국내 절차에도 속도를 낸다. 산업부는 지난해 11월 타당성 조사와 공청회 개최를 마치고 국회 보고를 준비 중이다.

간밤 영국 하원의회가 영-EU 브렉시트 합의안을 부결시키면서 영국의 조건 없는 EU 탈퇴,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졌다. 영국과 EU는 브렉시트 이후 받을 경제·사회적 충격을 완화하고자 일정 정도 관계를 유지하는 절충안을 내놨는데 이마저도 사라지게 된 것이다.

당장 교역하는 국내 기업의 불확실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영국과의 교역은 한-EU FTA를 통해 관세 등에서 혜택을 봤는데 한순간에 비 FTA 체결국과의 교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대 영국 무역 규모는 2017년 기준 144억4000만달러(약 16조2200억원)다. 수출 81억2000만달러, 수입 63억2000만달러다. 대 영국 교역 규모는 한-EU FTA가 발효한 2011년(당시 87억9000만달러) 이후 큰 폭 증가했다. 주로 승용차나 선박을 수출하고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2018년 1~11월 대 영국 10대 수출입 품목.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산업부는 또 이날 오후(2시반~3시반) 서울 무역협회 51층 소회의실에서 수출업계(산별 협회)와 간담회를 열고 이후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통상정책국장 주재로 코트라, 무역협회, 자동차협회, 자동차부품협회, 석유화학협회, 기계산업진흥회, 섬유산업협회, 철강협회 등이 참석한다.

산업부는 지난 9일 열었던 수출 기업 브렉시트 관련 설명회를 31일 한 차례 더 연다. 영국과 교역하는 기업은 브렉시트 이후 관세 및 통관절차 변경, EU 내 인증확보 등 환경변화 대응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협·코트라는 16일부터 ‘브렉시트 대응지원 데스크’를 운영한다. 무역협회 통상지원단과 코트라 브렉시트 기업 애로상담센터를 창구로 민원에 대응할 계획이다. 또 실제 피해가 발생한 기업에 대해선 무역 금융이나 해외 마케팅 지원 등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노딜 브렉시트’에 따른 우리 기업의 불편·애로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계부처·기관과 함께 브렉시트 동향을 계속 점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영국 하원의회가 테리사 메이(사진) 총리의 호소에도 영-EU 브렉시트 합의안을 부결시키며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AFP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