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다시 읽기)차스닥 벼락부자 `퇴직행렬` 이유는

by상하이지사 기자
2010.09.17 13:34:58

[이데일리 상하이지사] 차스닥 상장기업의 고위 경영진들이 줄줄이 회사를 떠나고 있다. 이들은 건강이 좋지 않거나 주말부부로 지내기가 힘들다는 등의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한다. 하지만 실상은 회사 주가가 높을 때 보유 지분을 현금화하기 위해서다. 10월30일, 개장 1주년을 맞아 대거 보호예수가 해제되는 차스닥 시장에 어떤 변화가 올지 한번 예측해보자. (편집자주)



차스닥 개장 1주년을 앞두고 중국 현지 언론들은 벌써부터 차스닥시장을 점검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11개월이 안 되는 기간동안 차스닥은 이미 많은 기록을 창출했다.

▲ 2009년 10월 차스닥 개장 행사.

지난해 10월30일, 28개사가 상장하며 첫 스타트를 끊은 차스닥시장의 상장기업은 117개사까지 늘어났다. 최근 차스닥의 일평균 거래금액은 약 60억위안(원화 약 1조원)이며 시가총액은 약 5059억위안(원화 약 87조5000억원)으로 87조원 안팎인 코스닥 시가총액을 1년도 안되는 기간에 따라잡았다.

차스닥의 괄목할 만한 성장에도 불구, 중국 언론은 개장 1주년을 앞둔 상황에서 찬사보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왜일까?



지난 8월11일 차스닥 상장사인 산우인터넷(三五互聯)이 경영진 변경 공시를 발표했다. 펑용(彭勇), 루홍(陸宏) 2명의 이사가 사퇴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뿐 아니라 올해 들어서만 이미 24개사의 고위 경영진 33명이 사퇴의사를 밝혔다. 10월30일 상장 1년을 맞아 대거 보호예수가 해제되는 차스닥 첫 상장기업 28개사가 주를 이룬다.

이들의 사퇴 이유도 갖가지다. `건강이 좋지 않다`, `근무지가 달라서 주말부부로 지내왔는데 더 이상 이런 생활을 지속하기가 힘들다`, `혹은 이사회 참석이 곤란하다` 등이 사직서의 주요 이유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회사법` 및 `증권법`에서 고위 경영진은 보호예수 해제 후에도 매년 보유주식의 25% 이상을 매각할 수 없도록 한 규정이다.



위에서 언급한 펑용(彭勇), 루홍(陸宏)의 예를 들면, 이들의 연봉은 20만위안(원화 3460만원)이 채 되지 않지만, 보유지분은 각각 2200만위안(원화 약 38억원)과 1452만위안(원화 약 25억원)에 달한다. 주식 평가금액이 연봉의 100배에 달하는데, 묵묵히 일만 하기는 쉽지 않을 테다.

중국 전문가들은 차스닥 상장기업 경영진들이 줄줄이 사퇴하는 대부분의 이유가 지분 처분을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경영진들이 자사의 주가가 고평가된 상태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차스닥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74배로, 상하이 및 선전에 상장된 대형주로 구성된 CSI300지수의 PER(15배)의 5배에 육박한다. 하지만 차스닥 상장기업들의 수익성은 예상보다 못 미친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올해 상반기 차스닥 상장기업들의 수익 증가율은 상하이거래소 상장기업의 37.5%에 훨씬 못미치는 23.1%를 기록했다. 높은 성장률을 담보로 고평가를 받고 있는 차스닥 상장기업들의 성장률이 실상 대형주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광다증권(光大證券)을 비롯한 기관들도 70배가 넘는 차스닥 상장기업들의 PER이 높다며 보호예수해제 이후 매도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지난 6월 거래 시작 이후 차스닥지수 일봉 차트

차스닥지수는 지난 6월1일, 1000에서 거래를 시작한 후 한번씩의 상승과 하락을 거쳐서 최근 1000선 윗선에서 거래중이다. 오는 10월30일 차스닥 28개사 주식 중 보호예수에서 풀리는 물량은 11억9400만주다. 이는 현재 유통가능한 주식의 118%에 해당하는 규모다. 차스닥에 투자했던 벤처 캐피탈, 사모 펀드 등의 물량들도 대부분 이에 포함된다.

중국은 차스닥을 중국의 미래라는 뜻인 `ChiNext`로 명명했다. ChiNext가 10월말 어떤 성장통을 겪을 지 두고 볼 필요가 있겠다.

(글쓴이 김재현 : 상하이 교통대학 기업금융 박사과정, 前 우상투자자문 연구원
email: zorba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