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또 추락.."유가급락 < 美 실적불안"(마감)

by손희동 기자
2008.07.18 15:41:11

코스피 7주연속 음봉..1500선 턱걸이
외국인 매도 30거래일 연속..또 신기록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전일 반짝 상승했던 코스피가 18일 다시 하락세로 마감했다.

유가급락의 약발은 이틀을 넘기지 못했다. 밤사이 국제유가는 5.31달러(3.9%)나 내리면서 40여일만에 처음으로 130달러선 아래로 내려갔지만 국내증시의 상승세는 반나절에 불과했다.

뉴욕증시는 유가급락을 발판삼아 또 다시 크게 올랐지만, 문제는 뉴욕증시가 닫힌 이후 나온 메릴린치의 실적발표였다.

월가의 예상을 상회한 분기 실적을 발표한 JP모간체이스와 달리, 메릴린치는 46억5000만달러의 순손실을 내며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뒤이어 터져나온 무디스의 메릴린치와 리먼 브러더스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조치도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날 밤 예정된 씨티그룹의 실적발표에 쏠리는 분위기지만 분위기는 심란하기 그지없다. 메릴린치와 별반 다를 것 없을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국내증시는 물론 아시아 증시들도 오후 들어 모두 하락세로 꺾였다. 나스닥 선물의 하락폭도 시간이 가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성락 SK증권 연구원은 "패니매와 프레디맥 사태가 진정이 되면서 신용위기 우려가 한풀 꺾인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었지만 대형 은행들의 부진한 실적발표로 이젠 그런 기대도 물 건너 갔다"면서 "시장이 안정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다음 분기로 미뤄야 한다는 실망감이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5.57포인트(1.02%)내린 1509.99에 마감했다. 유가급락 소식에 개장초 1542.91까지 올랐었지만 이후 꾸준한 우하향 곡선을 그린 전형적인 전강후약 장세였다. 이로서 코스피는 지난 6월 첫째주 이후 7주연속 음봉을 그리게 됐다.



지난 6월9일부터 시작된 외국인이 매도세는 계속됐다. 30거래일 연속이다. 이들 물량을 개인들과 일부 기관들이 받아내긴 했지만 지수를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최근 하락장에서 지수를 받쳐주던 프로그램 거래도 차익거래의 물량 출회로 인해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매수차익잔고가 7조3000억원에 달해 사실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기도 했다.

철강수요 감소 전망에 철강금속 업종이 급락했다. 외국인의 매도가 집중된 포스코(005490)는 4.31% 내리는 쓴맛을 보기도 했다. 현대중공업(009540)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사들도 동반 급락했다.

의료정밀과 섬유의복 등 최근 반등 분위기를 타고 선전했던 업종들이 다시 큰 폭으로 꺾이면서 그간 상승폭을 다시금 반납했다. 반면 은행주들은 전날의 상승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갔다. 기존의 낙폭이 워낙 컸던 탓이었다.

국민은행의 외환은행(004940)에 대한 주식 공개매수설이 나오면서 두 은행이 동반상승했다. 당사자들은 부인하고 있지만 시장은 혹시나 하는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개장초 견조한 상승세를 시현하던 IT종목들은 결국 약보합권서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모두 소폭 하락하며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