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총리 ''8월 약속''..포스코 제철소 탄력받나

by정재웅 기자
2008.07.09 14:49:39

인도총리 "8월 중 착공 가능토록 하겠다" 약속
포스코, 주민 이주문제로 지지부진했던 제철소 건설에 ''청신호''
인도 내부 협의·광권개발 등 아직 넘어야할 산 많아

[이데일리 정재웅기자] 만모한 싱 인도총리의 '8월 착공 약속'으로 포스코가 인도에 추진 중인 일관제철소 건설이 본격화 될지 여부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싱 인도총리는 지난 8일 일본 훗카이도 삿포로에서 열린 G8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한·인도 정상회담을 갖고 "(포스코의 일관 제철소 건설이)8월 착공이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 2005년 인도 오리사주 정부와 연산 1200만톤 규모의 제철소와 전용광산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제철소 건설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포스코가 선정한 제철소 부지의 주민 이주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현재 포스코(005490)는 제철소 부지 중 국유지 매입은 끝난 상황이나 사유지는 아직 인도의 산업화에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의 반발로 매입을 완료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달 21일 제철소 부지 지역에서 포스코의 제철소 건설을 지지하는 주민과 반대하는 주민간에 유혈충돌이 벌어져 결국 1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일각에서는 인도 일관제철소 건설이 더 이상 진전을 보이기는 힘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인도의 최고위층이 "8월 중 착공" 이라는 구체적인 약속을 제시하자 포스코는 일단 반색하는 분위기다.

▲ 포스코는 지난 2005년 인도 오리사주와 연산 12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 설립 MOU를 체결, 현재까지 부지 매입 등을 진행 중이다.
당초 포스코는 지난 4월에 열렸던 1분기 기업설명회에서 "9월 말이나 10월쯤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싱 총리는 이런 포스코의 계획 보다도 한 달 가량을 앞당겨 착공을 약속한 만큼 인도 제철소 건설이 속도를 내지 않겠냐는 것이 포스코의 생각이다.



아울러 오는 11일쯤 인도 중앙정부와 오리사주 정부간에 협의가 계획돼 있어 이 회의에서 무언가 모종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겠냐는 것이 포스코측의 기대다.

하지만 이같은 호재에도 불구, 포스코의 인도 제철소 건립은 여전히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도 인도와 우리나라의 사업 진행 프로세스가 판이하게 다른데다 현재 인도총리가 속한 정당과 오리사주 정부가 속한 정당이 달라, 그동안의 사업 진척 정도 등을 감안할때 의견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아직 남아있는 상태다.

포스코 관계자는 "인도총리와 오리사주 정부가 속한 정당이 다른 것은 사실이지만 두 정당 모두 포스코의 인도 일관제철소 건설에 대해서는 호의적이어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싱 총리가 언급한 "8월중 착공"이 제철소 착공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포스코가 오리사주 정부와 제철소 건립을 위한 MOU체결시 전제조건이었던 광산개발을 의미하는지 여부가 불명확하다는 점도 걸림돌로 남아있다.

포스코의 입장에선 인도에 제철소를 건립하려는 이유 중 하나가 안정적인 광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 포스코는 현재 오리사주 정부와 30년간 6억톤의 철광석 사용에 대한 MOU를 체결해 둔 상태다

하지만 싱 총리의 약속이 광권이 아닌 제철소 건립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자칫 원료 확보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제철소부터 건설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