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선일보 기자
2006.12.14 15:30:01
입욕제
[조선일보 제공] 스파, 좋다. 하지만 바쁜 직장생활을 하면서 짬을 내 스파를 찾기가 쉽지 않다. 우리집 목욕탕을 스파로 변신시키는 방법이 있다. 바로 입욕제다. 값비싼 입욕 제품을 구입할 필요 없다. 먹고 남은 귤 껍질, 녹차잎, 시래기, 쑥, 청주처럼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을 목욕물에 섞으면 훌륭한 약탕이 된다. 고체나 덩어리 상태의 입욕제는 냄비에 물과 함께 넣고 20~30분 끓여서 몸에 이로운 충분히 성분이 우러나오게 한다. 끓인 물은 욕조에 붓고, 남은 입욕제는 망이나 채에 넣어 욕조에 담근다.
무청은 비타민C 뿐 아니라 비타민A와 칼슘, 엽록소가 풍부하다. 무청을 말린 시래기를 넣은 물에 목욕하면 칼슘이 피부를 통해 체내로 흡수돼 신경안정에 도움을 준다. 비타민A는 과산화지질을 억제하고 조절한다. 몸의 활력을 높여주고 체온을 상승시켜 주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한다. 시래기 목욕은 무의 기(氣)가 왕성한 10월에서 이듬해 4월 사이가 가장 효과가 크다. 시래기 달인 물(약 1.5ℓ)을 죽염 50g 정도를 목욕물에 풀면 더 좋다. 죽염이 삼투압 작용을 활성화시켜 시래기에서 우러나온 성분이 더 빠르게 흡수되도록 돕는다. 곱게 빻은 달걀 껍질을 섞어주면 피부미용에 좋은 미네랄이 더해진다. 시래기 냄새가 싫다면 로즈마리 등 허브를 함께 넣으면 냄새가 다소 완화되지만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녹차는 염증을 가라앉히는 작용을 한다. 그래서 여드름 같은 피부질환이나 아토피성 피부염에 좋다. 피부도 부드러워진다. 체내 수분대사를 촉진시키므로 평소 소변이 쉽게 나오지 않아 고생하는 사람이라면 도움이 된다. 노폐물이 잘 빠지고, 몸 냄새도 제거된다. 먹고 남은 티백 5~6개를 버리지 말고 모아뒀다가 욕조에 넣고 5분 정도 기다린 다음 목욕한다.
귤 껍질에 들어있는 ‘리모넨’이라는 정유(精油·아로마) 성분은 혈행 촉진, 보온 등의 작용을 한다. 그래서 귤 껍질로 목욕하면 몸이 중심부터 따뜻해지기 시작, 신경통·요통·류머티즘·어깨 결림에 도움이 된다. 귤 껍질에 풍부한 구연산과 비타민C 성분이 피부를 투명하게 만들어준다. 귤 껍질로 차를 끓여 마시면 소화를 돕고 위장을 튼튼하게 한다. 열을 떨어뜨려 초기 감기에 특효다. 귤 20개 분량의 귤 껍질을 넣은 헝겊 주머니를 섭씨 40도쯤 되는 물에 담가 목욕한다. 귤 껍질과 생강을 1대1 비율로 섞어 20여분 끓인 물을 욕조에 타도 좋다. 귤 껍질을 7~10일 건조시킨 다음 믹서 등에 갈아서 고운 분말로 준비했다가 사용하면 편하다. 귤 껍질을 말리면 비타민이 더욱 늘어난다. 귤 껍질은 잔류 농약이 남지 않도록 소금물에 씻어 쓴다.
어깨가 결릴 때 솔잎욕만한 것이 드물다. 솔잎에는 엽록소와 필수 아미노산, 비타민A 뿐 아니라 피넨, 디펜덴, 리모넨, 칸펜, 보르네올 등 정유가 다량 함유돼 있다. 그래서 어깨가 결리는 견비통 뿐 아니라 요통, 근육통, 신경통, 타박상, 어혈로 인한 통증에도 좋다. 피넨, 켐빈 등은 순환활동을 원활하게 돕는다. 그래서 고혈압이나 심장병 환자가 이용하면 뇌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솔잎 200g을 물 한 주전자(약 1.5ℓ)와 함께 냄비에 넣고 15~20분쯤 끓여 솔잎물을 만든다. 이 솔잎물을 목욕물에 섞어 목욕한다. 부드러운 솔잎을 잘게 썰어 같은 양의 소주에 담가 양지바른 곳이나 따뜻한 방 아랫목에 2달쯤 두면 솔잎주가 되는데, 이 솔잎주를 욕조에 약 1ℓ 정도 풀어 목욕해도 좋다.
마늘의 알리신 성분이 비타민B1 흡수와 활동을 도와 강장은 물론 정장, 해독, 피로회복 등에 탁월하다. 껍질 깐 마늘 5~10쪽을 전자레인지에 30초쯤 살짝 찐다. 이것을 자루에 넣어 뜨거운 욕조물에 넣고 목욕한다. 같은 분량의 마늘을 물과 함께 냄비에 넣고 끓여서 우린 물을 써도 된다. 마늘을 익히면 독한 냄새가 사라져 목욕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소금목욕은 삼투압 효과로 피부 노폐물을 제거한다. 소금에 함유된 미네랄 성분이 피부를 부드럽게 하고, 신경통·관절염에도 도움이 된다. 살균 효과가 있어서 알레르기성 피부염에도 좋다. 위장병, 류머티즘, 부인병을 다스리기도 한다. 천일염이나 죽염 100g을 푼 목욕물에 10~15분쯤 몸을 담그면 위장병, 류머티즘, 부인병에 도움이 된다. 체온(섭씨 36.9도)보다 섭씨 2~3도쯤 뜨거운 물에 소금 한 줌(약 30g)을 넣은 미지근한 탕에서 3~5분 몸을 담갔다 밖으로 나와 2~3분 몸을 건조시킨 다음 다시 탕에 들어가기를 2~3회 반복하는 것이 요령. 소금을 푼 물에 목욕하는 것보다 해수목욕이 더 효과가 좋다. 무릎이나 팔꿈치, 어깨, 허리 등에 통증이 있거나 신경통·류머티즘이 있는 사람은 탕에서 나와 몸을 건조시킬 때 소금 한 줌을 해당 부위에 가볍게 문질러준 다음 다시 물에 들어가기를 반복하면 효과가 높다.
피로물질인 젖산이 체내에 쌓이면 두통, 어깨 결림, 요통 등이 나타난다. 이때 피로물질 배출을 돕고 몸속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 물질이 구연산이다. 식초에는 구연산뿐 아니라 호박산, 사과산 등 몸에 이로운 각종 유기산이 많다. 잠자리에 들기 전 식초 목욕하면 푹 잘 수 있다. 욕조에 물을 절반쯤 채운 후, 욕조 벽을 따라 식초를 부드럽게 부어준다.높은 곳에서 확 부으면 식초 냄새가 많이 난다. 세숫대야에 물을 가득 받고 식초 1방울을 떨어뜨린 후, 이 물로 머리를 헹구면 비듬 방지효과가 있다.
우리 조상들은 술을 약주(藥酒)라고 불렀다. 넘치지 않게 적당히 마신 술이 그만큼 몸에 좋다는 얘기다. 술을 탄 물에 목욕해도 여러 효과를 볼 수 있다. 몸을 덥혀 줄 뿐 아니라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 피로회복과 스트레스 해소 효과가 있다. 섭씨 37도 정도 따뜻한 물에 소주잔으로 1~2잔 정도의 술을 섞는다. 10~20분 몸을 담그면 물빛이 거무스름해진다. 노폐물이 강한 화학반응으로 몸 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샤워하고 휴식한다. 청주 등 쌀로 빚은 술을 사용한다. 쌀에 들어있는 오리제브렌 성분이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고 혈액순환을 돕는다. 소주 등 도수가 높은 술도 좋다. 지방 분해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