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내수점유율 3년째 급감..회복할까?
by지영한 기자
2004.01.06 12:02:34
작년 점유율 23%..97년 수준으로 `곤두박질`
대·중·준중형차 및 미니밴등 전 차종서 `부진`
[edaily 지영한기자] 자동차 내수시장에서 기아차의 시장점유율이 3년연속 급감, 지난 97년 부도위기수준으로 떨어져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완성차업계의 판매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내수시장에서 기아자동차(000270)의 점유율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현대차(005380) 쌍용차(003620) 르노삼성 등이 기아차의 시장을 잠식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GM대우의 시장점유율도 감소했다.
특히 기아차의 경우엔 지난 2000년 이후 내수시장에서 3년 연속 점유율 하락을 기록하고 있고, 지난 한해에만 내수시장 점유율이 26.5%에서 23.8%로 무려 3%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
반면 같은 계열사인 현대차의 경우엔 극심한 내수침체로 전년에 비해 국내판매 물량은 급감했지만 지난해 내수시장 점유율을 47.3%로 2002년대비 0.5%포인트 끌어올리는데 성공, 대조를 보였다.
◇기아차 내수점유율, 97년 부도위기 수준으로 급락
최근 몇년간 현대차의 점유율은 지난 75년12월 포니 출시 직후인 76년부터 지난해까지 27년간의 평균 점유율 45.3%를 상회하고 있다. 반면 기아차는 같은 기간 평균 점유율 30.1%를 크게 밑돌고 있어 대조가 된다.
기아차의 내수점유율은 80년대에서 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30~35%를 넘나드는 수준을 유지했으나 회사가 부도위기로 내몰렸던 97년엔 시장점유율이 23.4%선까지 급락하고 이듬해인 98년엔 19.9%까지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이후 카렌스 카니발 등 LPG 차량들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기아차의 내수점유율이 2000년엔 28.5%까지 만회됐지만 `반짝 회복세`에 그쳐 최근 3년간 점유율이 다시 뚝뚝 떨어지고 있다.
◇기아차, 전 세그먼트에서 부진..미니밴시장 급감 `큰 타격`
기아차의 점유율 하락에는 몇가지 배경이 있다. 우선 같은 계열인 현대차가 승용차부문에서 상당히 견고한 브랜드파워를 갖고 있는 반면 기아차는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기아차가 IMF사태 이후 확고한 경쟁우위를 보여왔던 미니밴시장이 LPG가격 인상을 의미하는 `에너지세제개편안` 등의 영향으로 지난 한해 40% 이상 위축되자 기아차가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다 대형차로 지난해 첫 선을 보인 `오피러스`가 신차효과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중형차인 `옵티마`의 경우도 지난해 전체 중형차시장이 23%나 감소하는 바람에 판매가 저조했다.
준중형인 스펙트라의 경우엔 현대차의 `아반떼XD`와 경쟁하는 가운데 르노삼성의 `SM3`, GM대우의 `라세티`가 치고 나오자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고, 경차부분(비스토)도 부진했다.
◇기아차, 올해 회복세 반전..큰 폭 개선은 `글쎄`
그러나 지난 97년 수준까지 떨어진 기아차의 내수점유율이 지난해를 고비로 올해부터는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희망적인 전망도 없지는 않다.
서성문 동원증권 수석연구원은 "기아차의 내수점유율 하락이 전 세그먼트에 걸쳐 진행됐다"고 지적하고 "다만 올해부터는 `신차효과`로 인해 기아차의 내수점유율이 상승세로 반전, 24.6%선까지는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현대차의 `아반떼XD`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쎄라토`가 지난해 11월 출시된데 이어 올해중 비스토 후속 경차인 `프로젝트명 SA`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KM` 등이 연이어 출시, `신차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에 대해 기아차는 내부적으론 올해 내수점유율을 27%선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는 등 대책을 수립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같은 목표달성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올해엔 기아차 뿐만 아니라 현대차가 베스트셀링카인 EF쏘나타 후속인 `NF`와 소형 SUV인 `JM`을 출시하는데다 쌍용차도 미니밴인 `A100`을 선보이기로 하는등 각 세그먼트에서 여전히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