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집값, 4월에도 사상최고치 경신…거래량 '뚝'
by고준혁 기자
2022.05.20 11:20:27
기존주택 중간값 39만불…3월 최고치 또 경신
매매 건수는 516만건(연율)…전월비 2.4% 감소
"높은 집값·모기지 금리 상승, 구매자에 부담"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 주택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너무 비싼 집값과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상승에 매매 건수는 급감했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4월 기존주택 중간값이 39만1200달러(약 5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14.8% 올랐다고 발표했다. 1999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사상 최고치다. 지난달 37만5300달러(4억7000만원)의 사상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모자란 상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WSJ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사람들이 붐비는 도시에서 벗어나 교외의 더 큰 집에서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는데 비해 노동력 부족과 공급망 악화로 주택 공급이 모자란 상황이 지속돼 왔다고 분석했다. NAR은 4월 판매 가능 주택이 103만채로 전년 동기 대비 10.4% 감소했다고 밝혔다.
집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주택 거래량은 줄고 있다. NAR은 4월 기존주택 매매 건수가 전월대비 2.4% 줄어든 연율 561만건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0년 6월 이후 최저치다. 실제 모기지 신청자도 줄어들었다. 모기지은행협회(MBA)는 주간 단위 모기지 신청건수가 13일 기준 전주 대비 12% 감소했고 전년 동기 대비해서는 15% 줄었다고 밝혔다.
모기지 금융업체 패니메이가 4월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9%만이 지금이 주택을 사기에 적절한 때라고 답했다. 이는 1년 전 47%에 비해 대폭 낮아진 것이며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치솟는 집값을 주택 구매 희망자들이 감당하지 못할 뿐 아니라 모기지 금리 상승에도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모기지 금융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연초 3%대에서 최근 5.5%로 상승했다. 로렌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집값과 급격한 모기지 금리가 구매자 활동을 감소시켰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