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식량가격지수 12개월째 상승…에그플레이션 우려↑

by이명철 기자
2021.06.04 12:04:19

FAO 발표, 곡물·팜유·설탕·육류 등 일제히 올라
농식품부 “국제곡물 동향 점검 강화, 필요시 추가 대응”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세계식량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곡물 등 가격이 급등할 경우 국내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응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는 5월 세계식량가격지수가 127.1로 전월대비 4.8%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쌀이 진열돼있다. (사진=연합뉴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해 6월(93.1)부터 12개월 연속 오르고 있다. 상승폭은 전월(1.7%)보다 더 커지면서 에그플레이션(농업+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곡물가격지수는 133.1로 전월대비 6.0% 올랐다. 전년동월과 비교하면 36.6% 급등한 수준이다.

옥수수는 브라질 생산 전망이 하향 조정되는 등 국제 공급량이 충분치 않은데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 다만 미국 생산 전망 상향 조정으로 5월말부터 가격이 하락세다.

쌀은 물류·운송비용과 연결된 교역 제약으로 가격 변동이 거의 없었고 밀은 유럽연합(EU)·미국 작황 개선으로 가격이 내렸다.

유지류 가격지수는 전월대비 7.8% 오른 174.7이다. 전년동월대비 124.6% 뛰었다.

팜유는 주요 수출국 재고 수준이 낮은 상태로 가격이 상승했다. 대두유는 바이오디젤 부문 등 높은 수요가 예상되고 유채씨유는 국제 공급부족이 계속되면서 가격이 올랐다.



설탕 가격지수는 106.7로 전월대비 6.8%, 전년동월대비 57.4% 상승했다. 최대 수출국인 브라질의 생산량 감소 우려와 국제 원유가격 상승 영향이다.

육류 가격지수(105.0)는 중국 등 동남아 국가 수입이 늘고 주요 생산지역 공급량 감소로 전월대비 2.2%, 전년동월대비 10.0% 올랐다.

유제품가격지수는 전월대비 1.5% 오른 120.8이다. 전년동월보다는 28.0% 오른 수준이다.

탈지분유는 EU 공급이 제한적인데 수입 수요가 높고 전지분유는 중국 수입량 증가로 가격이 상승했다. 치즈도 EU 공급이 저조해 가격이 줄어든 반면 버터는 뉴질랜드 수출량 증가로 가격이 하락했다.

FAO는 2021~2022년도 세계 곡물 생산량이 28억 2090만t으로 전년동기대비 1.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곡물 소비량 전망치는 같은기간 1.7% 늘어난 28억 2570만t이다. 세계 곡물 기말 재고량은 8억 1150만t으로 전년동기대비 0.3% 증가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2일 물가관계 차관회의를 통해 세계 식량 가격 상승에 따른 업계 부담 완화를 위한 추가 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물가 안정을 위해 관련 업계와 소통·협력을 강화하고 관련 제품 가격 동향을 면밀히 점검할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국제곡물 등 세계 식량 가격에 중요한 변수인 미국 등 주산지 기상과 중국 곡물 수급 상황 등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며 “향후 국제곡물 시장 동향 점검을 강화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 대응 방안도 강구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명목 및 실질 식량가격지수. (이미지=농림축산식품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