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소현 기자
2020.08.09 16:12:06
10대 그룹 중 가장 먼저 정기공채→연중 상시채용
작년 신규 채용 4805명..최근 3년 사이 최대치
도심 항공 모빌리티 등 신사업 강화..R&D 인력↑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현대자동차(005380)의 작년 신규 채용 규모가 두자릿수로 늘었다. 지난해 10대 그룹 중 처음으로 정기 공개 채용을 폐지하고 상시 공개 채용으로 전환하면서 신규 채용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되려 증가한 것이다.
현대차가 작년 매출 100조원 돌파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운 가운데 도심 항공 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UAM) 등 신사업 진출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을 선언하면서 인력에 대한 투자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그룹 경영을 맡으면서 이어지고 있는 기업 문화 혁신의 성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현대차 2020 지속가능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신규 채용(국내 기준) 규모는 4805명으로 전년인 2018년(4154명)대비 15.7% 늘었다. 이는 최근 3년 사이 최대 규모다.
정기 공채를 폐지하고 연중 상시 채용 방식의 변화로 신규 채용 규모가 축소할 것이라는 업계 안팎의 우려와 달리 결과적으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든 것이다. 오히려 공채 일정에 얽매이지 않고 취업할 기회가 많아 채용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또 현대차가 작년 사상 처음으로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며 기업의 규모를 키운 덕분에 현대차의 직접 고용뿐만 아니라 270여개 협력사 인력 채용도 1만2000여명 규모로 최근 3년 사이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현대차가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차량 전동화 △스마트카(자율주행·커넥티드카) △로봇·AI △미래에너지 △스타트업 육성 등 5대 신사업을 강화한 것도 신규 채용 규모를 확대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기존 자동차 제조업을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새로운 비전을 설정하면서 인재 채용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이에 10대 그룹 중 가장 먼저 지난해 일반직 및 연구직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상시 공개 채용 방식으로 전환했다. 신입사원 정기공채를 없애는 대신 각 현업 부서가 직무중심으로 필요한 인재를 수시로 뽑는 구조로 바꾼 것. 회사 관계자는 “상하반기 각 1회씩 연 2회 고정된 시점에 채용하는 기존방식으로는 제조업과 ICT기술이 융복합하는 미래 산업환경에 맞는 융합형 인재를 적기에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필요한 인력을 수시로 현업에서 뽑는 인재 채용의 혁신은 정 수석부회장의 강한 실행력을 갖춘 ‘애자일(agile·민첩한) 경영’과 맞닿아있다. 실제 상시 채용은 인력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존 정기공채 방식은 앞으로 필요인력 규모를 사전에 예상해 정해진 시점에 모든 부문의 신입사원을 일괄 채용하기 때문에 실제로 신입사원이 배치될 시점에는 경영환경 변화로 현재 상황에 맞는 인력을 확보하기가 어렵고 인력부족 등의 문제가 불가피했다. 회사 관계자는 “상시 공개채용은 부문별로 인력이 필요한 시점에 연중 상시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