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사진기자다' 심사평] "꾸밈없는 표정, 여운...감탄스러워"
by김일중 기자
2017.03.22 08:38:03
이데일리 주최 “나도 사진기자다” 공모전을 심사하는 것은 매번 기대감을 가지게 합니다. 언론사에서 하는 공모전이라는 편견을 깨는 것은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올해 4회를 맞이하는 공모전은 놀라운 수준의 작품과 많은 응모작으로 다시 한번 내년을 기대하게 됐습니다.
사진은 현재를 반영하는 기록입니다. 우리가 사진을 통해 과거를 유추하듯 미래도 사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현재를 들여다 볼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던 2016년도 이렇게 기록에 남을 것입니다. 우리가 사진에 ‘무엇을 담느냐‘보다 ‘어떻게 표현하느냐’는 현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몫이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심사위원회는 논의를 거쳐 몇 가지 심사 기준을 도출했습니다. 첫째, 피사체가 가지는 의미를 생각했습니다. 둘째, 그 의미를 어떻게 표현했느냐를 고민했습니다. 이렇게 선정된 주요 작품을 소개합니다.
대상 수상작은 ‘사랑은 역시 내리 사랑’으로 선정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같은 포즈로 꾸밈없이 웃는 엄마와 딸들의 표정에 주목했습니다. 특히 아마추어 사진가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이데일리 사진공모전의 성격에 잘 부합되는 작품으로 심사위원 전원이 대상 수상작으로 결정하는데 의견을 일치했습니다.
보도부문 최우수상은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입니다. 이 작품은 보도부문의 특성상 사회적 의미도 반영되었지만, 촛불을 통해 비춰진 어린 아이 얼굴 표정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보여줌에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생활부문 최우수상은 ‘딸넷아들하나’를 선정했습니다. 동생을 사진으로 찍고 싶어 하는 어린 딸을 다시 카메라에 담아냄으로써 가족의 일상을 여과없이 보여줬습니다. 풍경부문 최우수상은 ‘천고마비’로 선정됐습니다. 말과 코스모스를 통한 대치와 구도는 한 장의 사진이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움을 담아냈습니다. 올해 처음 추가된 드론부문 최우수상은 ‘버스들의 형형색색’입니다. 버스의 인위적이지 않은 배치와 색상은 드론만이 담아낼 수 있는 사진을 흔하게 접하기 어려운 영상으로 보여줬습니다. 시각장애인 부문에서는 ‘가을 속 초상’이 선정됐습니다. 노랗게 물든 나무와 작가의 그림자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의미를 사진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여운을 느끼게 해줍니다.
비록 모든 응모자들에게 영광을 드릴 수 없었지만 작품 하나하나마다 느껴지는 깊이는 수상작을 선정함에 많은 어려움을 갖도록 했습니다. 공모전에 응모해 주신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뜻을 표합니다. 내년에도 사진애호가들의 수준 높은 작품을 통해 보는 이들 모두가 설렘을 느낄 수 있도록 “나도 사진기자다” 공모전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심사위원장 양종훈 (상명대학교 교수)